“무사 귀국했더니 돈 주네”… 해외여행보험, 4040원부터 보장도 가지각색
특색 있는 보장 내세워 경쟁
혐오범죄·19명 단체여행까지도 보장
취업한 지 1년 만에 첫 해외여행을 가게 된 2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해외 여행자보험료 일부를 환불받았다. 무사히 귀국만 해도 냈던 보험료의 10%를 돌려받을 수 있는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A씨는 “사실 ‘여행 가는데 아깝게 보험을 꼭 들어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친구가 보험을 들자고 해서 보니 환급은 물론 5%를 할인해 주더라”면서 “게다가 원하는 보장만 넣을 수 있어 저가항공 특성을 고려해 비행기가 2시간 이상 지연됐을 때 보상을 해주는 390원짜리 특약도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첫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보험사들은 특색 있는 혜택을 강화하며 해외여행객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라면 보험료와 더불어 상품별 특징, 보장 내역 등을 꼼꼼히 비교해 자신의 여행 계획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 보험 비교 사이트에서 직접 보험료 수준 등을 비교해 봤다.
22일 생명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다모아에서 나이대별 보험료 수준을 비교해 본 결과, 대부분 하나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의 해외여행자보험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AIG손해보험이 가장 높은 보험료를 제시했는데, 다른 보험사와 평균 1만원 정도 차이를 보였다. 보험다모아는 2015년 11월 금융 당국이 주도해 만든 일종의 가격 비교 플랫폼이다.
보험 나이 29세 여성 기준으로 하나손해보험의 보험료가 404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한화손보(4100원)와 캐롯손보(4260원)가 4000원대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5000~6000원대의 보험료는 ▲농협손해보험(5000원) ▲KB손해보험(5430원) ▲DB손해보험(5640원) ▲현대해상(6200원) ▲삼성화재(6990원) 등으로 나타났다. AIG손해보험의 보험료가 1만860원으로 가장 비쌌다.
같은 나이 남성 기준으로는 한화손보가 4310원, 하나손보가 435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이어 캐롯손보 4590원이 뒤를 이었고, KB손보·NH손보·DB손보·현대해상·삼성화재 등이 5000~6000원대를 기록했다. 남성의 경우도 AIG손해보험이 1만1180원으로 가장 비쌌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첫 여름 휴가철에 보험사들은 해외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보험료가 통상적으로 1만원 이하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만큼 가성비 있고 독특한 보장으로 차별성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번엔 보험료순이 아닌 구체적인 보장을 살펴봤다. 여행자보험 중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하나손보는 처음으로 해외폭력 상해 피해의 변호사 선임비를 보장하는 특약을 선보였다. 해외여행 중 타인에 의한 물리적 폭력으로 상해를 입고 이 때문에 재판을 진행한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해외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및 혐오범죄 등으로 인한 피해를 대비한 상품이다.
후발주자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안전하게 귀국하면 보험료의 10%를 환급해 주는 여행자보험 상품을 새로 출시했다. 2명이 함께 가입하면 보험료를 5%, 3명 이상이면 10% 할인도 해준다. 보험금과 안전 귀국 환급금 등 모든 보상에 대한 청구는 카카오톡을 통해 터치 몇 번 만으로 가능하다. 특히 2시간 비행기 지연 보장의 경우 보험금 신청 시점 다음날까지 보상이 완료된다.
KB손해보험이 최근 리뉴얼한 KB해외여행보험은 가족, 친구, 동호회, 모임 여행 등 단체도 최대 19명까지 하나의 계약으로 가입할 수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해외여행 중 강도나 절도로 발생한 도난, 파손 등의 손해를 보장해 해외여행 중 비어있는 집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자택 도난 손해 특약을 제공한다.
가격대가 가장 비쌌던 AIG손해보험은 해외여행자보험을 도시형, 휴양지형, 든든형으로 소비자의 해외여행 목적에 따라 보장내용을 설계해 상품을 세분화했다. 보험사들이 보통 보장내용의 가입 금액(보장한도)에 차등을 두고 실속형, 표준형, 고급형 순으로 구분 판매 중인 것과 다른 행보다. 이 때문에 가격 역시 차이가 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해외여행자보험을 들 때 저렴한 상품보다 개인별로 필요한 보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상적으로 설계사 없이 금융소비자 개인이 직접 비교해 가입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항공편 지연으로 악명 높은 저가 항공을 이용해 동남아 여행을 가는 금융소비자는 2시간만 비행기가 지연돼도 보상을 해주는 특약에 드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끝나고 가입 진입장벽도 낮아지면서 올해 들어 해외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매달 10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특히 여행자보험은 소액·단기 보험인 데다가 회사 입장에서도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이 낮아 신규 고객 유치에 매력적인 상품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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