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 '액션 장인' 류승완의 진화 [N초점]①

정유진 기자 2023. 7. 22.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류승완 감독/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액션 장인' 류승완의 진화는 계속된다.

영화 '모가디슈'(2021)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개봉 전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범죄물이다. 배우 김혜수와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김종수 등이 출연했다.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지난 18일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밀수'에 대해 먼저 영화를 본 관객 및 언론인, 평단 등은 고른 호평을 내리고 있다. '수중 액션'이라는 색다른 요소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향연, 엎치락뒤치락하는 관계의 역학으로 완성된 쫀쫀한 각본까지 영화가 가진 장점들로 인해 '드디어 볼만한 한국 영화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류승완 감독은 전설적인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때부터 액션 장르물 연출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자신의 단편 영화 '패싸움'과 '현대인'에 추가로 에피소드들을 추가해 만든 작품. 6500만원의 초저예산 제작비에 감독 자신이 1인3역을 맡고 당시 일반인이었던 동생 류승범을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한 이 영화는 리얼한 액션 신과 개성 넘치는 스타일로 크게 호평을 받았다. 독립영화로서는 유례 없는 성공을 이뤄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덕에 류 감독은 제21회 청룡영화상에서 신인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스틸 컷

첫 작품 이후 류승완 감독은 독창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인터넷으로 공개한 첩보 액션 단편 영화 '다찌마와 lee'(2000)로 당시에도 어마어마한 기록이었던 조회수 129만을 찍었고, 전도연, 이혜영 두 여배우의 액션 누아르 영화였던 두번째 장편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에 기초를 다졌다.

'아라한 장풍대작전'(2004) '주먹이 운다'(2005) '짝패'(2006) '부당거래'(2010) 등 류 감독의 초 ·중기 대표작들은 '한국형 장르 영화'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을 받는다. 무협 영화인 '아라한 장풍대작전', 신파와 액션을 블렌딩한 '주먹이 운다', 첫 작품에서 선보였던 날 것의 액션 세계를 다시 한 번 확장시킨 '짝패',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제대로 담아낸 '부당거래'는 여전히 회자되는 수작들이다.

류승완 감독을 흥행 감독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은 영화 '베를린'(2013)이다. 하정우, 전지현, 한석규, 류승범 등 당대 톱스타들이 출연한 '베를린'은 순제작비 100억원이 들어간 블록버스터 영화였다. 남북한이 뒤엉킨 국제적 음모를 다룬 스파이물인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에 걸맞은 거대한 이야기와 해외 로케이션 촬영 등으로 화제가 됐고, 약 71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해외 유명 액션 영화들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고난도 액션신들은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베테랑' 스틸 컷

'베를린' 이후 류승완 감독은 드디어 형사물인 영화 '베테랑'(2015)으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올랐다. '베테랑'은 '부당거래'에서 보여준 사회적 모순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과 블랙 코미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짝패' 등의 영화에서 보여준 통쾌한 액션 연출력이 농축돼 탄생한 '인생작'이었다. 이 영화는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아직까지(영진위 통합전산망 2023년 6월 기준) 역대 흥행 한국 영화 5위에 랭크돼 있다.

최근작인 '군함도'(2017)와 '모가디슈'(2021)는 영화의 만듦새와는 별개로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해 아쉬움을 남긴 작품들이다. '군함도'는 659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시대물에 대한 역사적 부분들에 대한 해석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모가디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시기 개봉했고, 그로 인해 이전과 같은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했지만 그해 한국 영화 최고 성적(361만명)을 기록했다.

'밀수' 스틸 컷

'밀수'는 여섯 명의 주인공을 앞세운 레트로한 분위기의 범죄 영화다. 주인공은 여섯 명이지만, 정 가운데에는 두 명의 여배우 김혜수, 염정아를 세워 남자 주인공 일색이던 한국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백미는 수중에서 촬영한 수중 액션 장면들인데, 여태 시도된 적 없는 시도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또 한 번 류 감독으로 하여금 '한국 액션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듣게 할 것으로 보인다.

류승완 감독은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이번 영화에 대해 "이 영화를 하겠다고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수중 액션을 구현해낼 수 있다는 점이었고 여성들이 주인공인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이전에 만들었던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남성과 여성이 붙으면서 처절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해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유리한 쪽에서 경쾌하고 새로운 리듬의 장면이 탄생할 거 같더라"며 "그 방향성을 가지고 무술감독님과 수중 코치님이 많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탄생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