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도 짜증 숨기지 못한 ‘볼판정’..올시즌 득실 최고는 누구?[슬로우볼]

안형준 2023. 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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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올시즌 최고의 수비수로 칭찬이 자자하다. 수비로 '하이라이트'를 계속 만들고 있고 골드글러브는 이미 따놓은 당상이라는 평가가 파다하다. 하지만 타석에서는 자꾸 짜증을 내는 모습이 나온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김하성의 이야기다. 김하성은 7월 21일(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로 대타로 출전해 병살타를 기록하며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15경기에서 마감했다. 다소 높았던 공을 심판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며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볼판정에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 김하성. 타석에서 김하성의 이런 모습은 최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김하성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볼판정이 많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심판의 눈이 기계가 아니듯 선수의 눈도 기계는 아니다. 선수의 느낌과 실제 결과는 다를 수 있다. 과연 김하성의 '선구안'은 정확했을까.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시즌 김하성의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지 않은 공 45개가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 6위의 기록. 굉장히 많은 수치다. 김하성보다 더 억울한 볼판정을 많이 당한 선수는 애들리 러치맨(52개), 알렉스 브레그먼(52개), 조시 영(48개), 이삭 파레디스(47개), 레인 토마스(46개) 뿐이다. 김하성의 바로 뒤에는 팀 동료인 후안 소토(42개)가 위치하고 있다.

전체 상대한 공 중에서 볼이 스트라이크가 된 비율을 따지면 순위는 조금 낮아진다. 올시즌 김하성이 타석에서 맞이한 총 투구수는 1,555개. 이 중 볼이 스트라이크가 된 비율은 2.9%다. 이는 올시즌 타석에서 750구 이상을 상대한 타자들 중 17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갯수로 따진 6위보다는 낮지만 이 역시 굉장히 높은 순위다.

볼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은 심판의 당일 스트라이크 존 문제일 수도 있고 포수의 프레이밍이 뛰어난 탓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김하성의 타석에서 볼이 스트라이크가 된 것이 많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하성의 '짜증'이 늘어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다만 다행히 김하성은 볼이 스트라이크가 된 것 만큼이나 스트라이크가 볼로 판정되는 경우도 많은 타자였다. 김하성 타석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공이 볼 판정을 받은 것은 총 44개.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3위의 기록이다. 비율로 따져도 순위가 높다. 김하성 타석에서 스트라이크가 볼이 된 비율은 2.8%. 이는 750개 이상의 공을 본 선수들 중 8번째로 높은 수치다.

김하성보다 위에 있는 선수는 라이언 맥마흔(47개), 알렉스 버두고(44개) 단 두 명 뿐이다. 김하성과 달리 맥마흔은 볼이 스트라이크가 된 것이 단 26개(112위), 버두고는 31개(64위)였다. 김하성과 같은 44개인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도 볼이 스트라이크가 된 것은 28개에 불과했다. 이들은 명백히 올시즌 '꾸준하게 운이 좋은' 타자들이었다.

'불운 순위'에서 김하성과 함께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대부분 '행운 순위'에서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불운했던 러치맨과 브레그먼은 각각 스트라이크가 볼이 된 것이 19개, 20개에 불과했다. '불운 TOP 10' 선수 중 '행운 TOP 10'에 포함된 선수는 김하성 뿐. 김하성을 제외하면 스트라이크가 볼이 된 것이 39회로 14위인 소토가 가장 운이 좋았다.

다만 스트라이크가 볼 판정을 받는 것과 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것이 서로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타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볼카운트의 '손해 보전'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타석에서 '눈'이 흔들리지 않게 심판이 일관적인 스크라이크 존을 적용해주는 것이다. 같은 코스로 들어온 공이 언제는 볼이 되고 언제는 스트라이크가 된다면 타자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데뷔시즌 볼넷율이 리그 평균(8.5%)보다 낮은 7.4%에 불과했던 김하성은 지난해 볼넷율 8.8%를 기록해 선구안을 향상시켰고 올해는 볼넷율이 11.3%까지 올랐다.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내는 김하성은 이제 뛰어난 수비는 물론 장타력과 빠른 발을 갖추고 '눈 야구'까지 할 줄 아는 타자가 됐다. 비록 오락가락하는 스트라이크 존이 종종 표정을 어둡게 만들지만 김하성은 이런 요소들도 이겨내며 맹활약하고 있다.(자료사진=김하성)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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