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같다” 해태 레전드 극찬…KBO 최고에이스 13승·ERA 1.87…33년전 SUN 소환 ‘도전’[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슬라이더 들어가는 게 선동열 감독 같은데요…”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21일 대전 한화-NC전을 중계하면서 내놨던 얘기다. 올 시즌 KBO 최고투수이자 최고의 외국인선수 에릭 페디. 이날 6⅔이닝 4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3실점으로 시즌 13승(2패)을 따냈다.
페디가 과거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의 5선발을 맡았던 위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150km 초반대를 거뜬히 찍는 패스트볼 위력, 커터, 커브, 슬라이더, 스위퍼, 체인지업에 이르기까지 변화구의 완벽한 커맨드, 게다가 영리한 경기운영능력까지. 한 마디로 언터쳐블이다.
이날도 투심과 커터, 투심과 스위퍼 조합이 상당히 위력적이었다. 페디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자신이 잡은 8개의 탈삼진 중 7개가 스위퍼였다. 올해 최고 외국인투수이며, MVP 레이스 및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도 단연 가장 앞서간다.
13승, 평균자책점 1.87로 1위를 질주하기 때문이다. 7회 3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이 1.71서 살짝 오르긴 했다. 그래도 1997년 김현욱(20승, 평균자책점 1.88) 이후 26년만에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 동시 등극에 도전한다.
역대 KBO리그에서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가장 많이 찍은 투수는 다름 아닌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선동열 전 감독은 1986년에 24승과 평균자책점 0.99, 불멸의 20승-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원조 괴물이다. 이후 1989년 21승과 평균자책점 1.17, 1990년 22승과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다. 선 전 감독은 이후 20승을 다시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0점대 포함 1점대 평균자책점을 네 차례 더 찍었다. 페디가 올해 33년 전 선 전 감독 소환에 도전하는 셈이다.
사실 페디의 구종을 보면 스위퍼보다 커터가 좀 더 위력적이다. 기본적으로 공 스피드가 좋아서, 꺾이는 시점도 상당히 빠르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타자들이 꺾이는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한다. 너무 빨리 꺾인다”라고 했다. 이순철 위원은 이날 커터를 슬라이더라고 표현했는데, 현역 시절 선 전 감독의 최고무기 역시 슬라이더였다. 이 위원은 “슬라이더가 꺽이는 걸 보면 선동열 감독을 보는 것 같다”라고 했다.
페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제일 많이 구사한 게 커터였다. 필살기였다. 한국에선 좌타자 상대로 많이 사용하는데, 좋은 기록을 냈다. 스위퍼도 많이 던졌다. 삼진을 잡은 8개의 공 중 7개가 스위퍼였다. 커브도 잘 들어갔다”라고 했다.
20승 및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하는 의미에 대해선 알고 있다. 그러나 가장 마지막으로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롯데 김현욱 투수코치라는 건 잘 모르는 듯했다. 그는 “방어율왕과 20승에는 관심이 있다.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라고 했다.
페디는 24일까지 가족과 함께 생활한다. 가족 앞에서 야구가 더 잘 풀린다. 이날 가족이 대전에서 직관을 했다. 그는 “가족 앞에서 이기는 게 제일 기분 좋다. 올스타전 후에 부산에서 여행하려고 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하지 못했다”라고 했다.
[페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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