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사태'에 中과 거리두는 삼성…대만·日로 눈 돌린다

장민권 2023. 7.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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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국 최대 패널 업체 BOE의 TV용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간 TV용 LCD 패널 기술력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어서 공급선을 다변화해도 제품 품질에는 영향이 없다"며 "삼성전자가 가격 협상에서 중국 업체들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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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OLED TV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중국 최대 패널 업체 BOE의 TV용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가 공세를 앞세워 TV용 LCD 패널 시장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에 의존할수록 가격 협상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만·일본 패널 업체들과 협력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쓰는 TV용 LCD 패널은 중국 업체들이 70% 가량을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최대 TV 업체인 TCL 자회사 CSOT의 공급 물량이 가장 많다. 그 뒤를 중국 업체인 HKC, BOE 등이 잇는다. AUO 비중은 20% 수준이다. 일본 샤프, LG디스플레이 등이 1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가 TV용 LCD 패널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하는 건 BOE의 제소가 결정적이었다.

앞서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는 BOE를 겨냥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자사 OLED 특허를 침해한 중국산 패널 수입·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BOE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중국에서 맞소송을 걸었다. BOE가 TV용 LCD 패널 시장의 막강한 영향력을 압박 수단으로 쓰자 삼성전자가 BOE 물량을 대폭 줄이는 강수를 꺼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V용 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65.5%에서 70.4%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 인상 요구에 대응할 마땅한 수단이 없어 가격 협상마다 불리한 입장에 놓였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최근 LCD 패널 공급가를 연초 대비 30% 이상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연간 TV 출하량 약 4000만대 중 LCD TV 비중은 거의 100%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AUO와 샤프에 납품 물량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TV용 LCD 패널 사업 정리 수순에 들어간 LG디스플레이는 납품 물량을 늘릴 여력이 사실상 없어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국내 TV용 LCD 패널 생산을 완전 종료한 가운데 중국 광저우 LCD 라인의 생산능력도 절반 가량 축소했다. 대신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야심작인 83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적용되는 OLED 패널을 공급하는 등 차세대 패널 시장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간 TV용 LCD 패널 기술력은 거의 동일한 수준이어서 공급선을 다변화해도 제품 품질에는 영향이 없다"며 "삼성전자가 가격 협상에서 중국 업체들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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