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 타법’으로 SSG 후반기 첫 승 이끈 최정 “오늘은 되는 날”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7. 22. 04: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되는 날인 것 같습니다.”

부상 복귀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소속팀 SSG랜더스의 승리를 이끌었음에도 최정의 표정은 얼떨떨했다.

최정은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했다.

21일 잠실 LG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SSG의 승리를 이끈 최정.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이번 경기는 최정의 부상 복귀전이었다. 전반기 막바지였던 지난 5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왼쪽 내전근 부상을 당한 그는 10일 끝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후반기 첫 경기였던 이날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최정의 방망이는 경기 초반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의 초구 147km 패스트볼을 받아 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생산했다.

3회초에도 잘 맞은 타구를 날렸으나, 아쉽게 좌익수 플라이에 그친 최정의 진가는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5회초에 드러났다. 2사 2루에서 켈리의 초구 132km 커브를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직후 후속타자 최주환의 우월 투런포가 나오며 최정은 첫 득점도 올리게 됐다.

기세가 오른 최정은 SSG가 5-4로 근소히 앞선 7회초에도 날카롭게 배트를 돌렸다. 1사 1루에서 LG 좌완 불펜 자원 함덕주의 4구 127km 체인지업을 밀어쳐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이후 최정은 9회초 볼넷을 얻어내며 4출루 경기를 완성한 채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4타수 3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

경기 후 만난 최정은 “(부상 시기) 투수 볼을 안 보고 경기에 들어가서 긴장을 좀 했다. ‘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을 많이 했다. 걱정도 많이 하고 긴장도 했는데, 첫 타석에서 정확히 맞지 않았는데도 결과가 좋아서 자신감을 다시 얻은 것 같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1회초 첫 타석에서 초구를 안타로 연결시킨 것에 대해서는 “공을 계속 보면 불리하겠다 싶어서 앞 카운트에 승부를 보자 했는데 초구부터 안타가 됐다. 좀 되는 날인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1회초에 이어 그는 5회초에도 켈리의 초구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구종은 커브였다.

최정은 “오랜만에 타석에 들어서서 방망이가 무거운, 안 도는 느낌이 들어 걱정했다. 그래서 오늘은 투수 타이밍에 맞춰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것을 치자는 느낌으로 했는데 그게 참 잘 맞았다”며 “이렇게 돌렸을 때 안 맞거나 헛스윙 삼진에 그칠 경우도 있었는데, 오늘은 가운데로 들어와서 안타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그가 친 안타 중 백미는 7회초에 나왔다. 마운드에 있었던 투수는 이번 경기 전까지 우타자 상대 0.082의 피안타율을 기록 중이던 함덕주. 그러나 최정은 함덕주의 가장 위력적인 무기인 체인지업을 공략해 안타 및 타점을 적립했다.

최정은 “(그동안) 제가 함덕주 볼을 잘 못쳤다. 저 말고 우타자들이 치기 어려워 한다”며 “그래서 잘 던지는 체인지업을 노렸다. 앞 카운트에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아 찍어 놓고 밀어친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이게 또 됐다. 오늘은 여러모로 좀 되는 날인 것 같다”고 너털 웃음을 보였다.

21일 잠실 LG전에서 7회초 최정이 감각적인 스윙으로 적시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지난 2005년 SK 와이번스(SSG 전신)에서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2036경기에서 타율 0.287 429홈런 1367타점을 올린 최정은 올 시즌에도 이번 경기 포함해 타율 0.317 19홈런 60타점을 올리며 SSG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이날 올린 2타점으로 그는 개인 통산 1427타점 째를 쌓았다. 이는 이승엽(1498타점) 현 두산 베어스 감독, KIA 최형우(1507타점)에 이은 이 부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우타자로만 범위를 좁히면 ‘레전드’ 이대호(1425타점)을 넘어선 1위다.

그럼에도 최정은 “통산 기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정말 좋다. 무척 영광스럽고 기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기록을 깨는 것만 보고 노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한 게임, 한 게임 하다 보면 이뤄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것보다는) 경기를 더 생각한다. 오늘도 2타점을 안 올렸으면 연장가서 힘들었을 것이다. 그냥 그렇게 경기 안에서 타점을 하나, 하나 올리는 것이 더 기분좋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현재 노시환(한화 이글스)과 홈런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제 목표를 이뤘기 때문에 홈런왕에 욕심이 없다. 저는 은퇴할 때까지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것이 목표인데, (올 시즌에는 이미) 그걸 이뤄서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의 활약에 힘입은 SSG는 이날 6-4 승리를 거두며 2연패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47승 1무 32패를 기록, 선두 LG(49승 2무 31패)를 1.5경기 차로 맹추격하게 됐다. 지난 10일 미국 시민권 취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 현재 타율 1위(0.339) 기예르모 에레디아마저 복귀한다면 SSG는 천군만마를 얻을 수 있다.

에레디아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번 경기에 나설 수 있었지만, 여권 문제로 복귀 시점이 늦어졌다. 22일 오후 한국에 들어오는 에레디아는 그 이후 경기부터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최정은 “에레디아가 텐션이 엄청 높다. 그래서 팀 분위기도 좋게 만들고 파이팅도 많이 해준다”며 “돌아오면 지금도 좋긴 하지만,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 더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야구도) 정말 잘하니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동료의 빠른 복귀를 바랐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