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하고 싶다면 나만의 ‘시험 루틴’을 만들어야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대니얼 T. 윌링햄 지음|박세연 옮김|웅진지식하우스|408쪽|1만9800원
심리학 입문 수강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 같은 내용을 A그룹은 몇 주 동안 세 차례 테스트하며 학습시키고 B그룹은 알아서 공부하게 한다. 학기말 시험에서 A그룹의 정답률은 84%였고 다수가 “시험 전날 밤에 공부했다”고 한 B그룹은 72%였다.
사흘 뒤에 다른 문제로 시험을 다시 봤을 때 B그룹 정답률은 27%로 낮아진 반면 A그룹은 80%였다. 3주 뒤에도 A그룹은 정답률 64%를 보였다. 실험 메시지는 분명하다. 벼락치기는 잠깐 효과적일 수는 있어도 내용을 오래 기억해야 한다면 좋은 전략이 되기 어렵다.
미국 버지니아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20년에 걸쳐 뇌의 작동 방식과 학습법 관계를 연구했다. 그 성과를 집대성한 것이 이 책이다. 공부법 알려주는 책은 대개 공부를 잘한 누군가의 경험담이라서 근거 있는 얘기인지, 독자에게도 맞는 방법인지 알기 어렵다. 반면 이 책은 풍부한 실험·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객관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실수로 틀리지 않으려면 시험 볼 때의 루틴(습관)을 만들어라’ ‘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설명할 수 있다는 의미다’처럼 구체적 지침을 제시한다. 이를 거울삼아 각자의 공부 습관을 돌아볼 수 있다.
저자는 효율적 학습을 위해서는 두뇌를 공부에 최적화하는 노력을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 뇌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공부 방식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팔굽혀펴기를 잘하려면 힘들더라도 강훈련을 해야지, 쉽고 편하게만 연습해서는 실력을 키우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다. 마법처럼 공부가 쉬워지는 비결을 알려주겠다는 책보다 덜 솔깃하지만 더 설득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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