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출산율 스웨덴은 어떻게 ‘아이 낳고 싶은 나라’가 됐나

이영관 기자 2023. 7.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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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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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뮈르달·군나르 뮈르달 지음 | 홍재웅·최정애 옮김 | 문예출판사 | 2만4000원

작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0.78명)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다. 그간 예산 체계 개편 등 조치가 이뤄졌으나,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 선뜻 기대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각각 노벨평화상(1982)과 노벨경제학상(1973)을 받은 스웨덴 사회학자 알바 뮈르달과 정치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 부부는 책에서 출산 장려·세금 혜택 등을 ‘희망’에 비유한다. 저출산을 높여줄 거라는 희망에 의존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사회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뮈르달 부부가 책을 출간한 1934년 스웨덴도 지금의 한국처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자녀 양육이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을 막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기 때문. 이들은 출산율을 높이려면, 분배·생산·사회 정책을 모두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출산과 양육에 드는 비용과 노동을 대부분 사회가 부담하고, 출산으로 여성의 경력 단절이 이뤄지지 않게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내용. 이것이 사민당의 정책으로 이어져, 합계출산율이 1.67명(1935)에서 2.43명(1950)으로 증가했고 최근까지도 1.5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날 스웨덴이 건전한 재정 상태와 사회 보장 제도를 갖추는 데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책이다.

책의 비전에 동의하기는 쉬우나, ‘지금은 어떻게’라는 의문이 남는다. 스웨덴 사민당이 1930년대부터 약 40년 동안 집권한 정치적 배경이 없었더라면, 정책으로 실현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인구 문제는 그 어떤 사회문제보다도 더 심각”하다는 메시지가 우리 사회가 머리를 맞대게 하는 시발점이 될 거란 예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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