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도 특별하게… 글쓰기는 노래와 닮아
“글쓰기도 노래처럼 평범한 순간에서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더군요.”
첫 산문집 ‘소년, 잘 지내’(달)를 낸 가수 ‘재주소년’(39·본명 박경환)이 말했다. 제주도에서의 대학 시절, 가수 데뷔, 아이의 탄생 등 순간에서 느낀 마음을 글로 풀었다. 원래는 제목 뒤에 물음표를 넣을 계획이었다. “처음엔 저의 소년 시절에 ‘잘 지내’냐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쓰다보니, 그 자리를 놓아주고 덤덤하게 걸어가려는 마음이 들더군요.”
재주소년은 올해 데뷔 20년을 맞았다. 제주대 출신 박경환과 한라대 출신 유상봉이 만나 그룹을 결성했고, 이제는 박경환 혼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더 좋은 노래를 위해 아등바등했어요. 이젠 한숨 돌리고, 여유로운 시선을 가지려고 합니다.” 책을 쓰는 데 10년 넘게 걸렸다. 그는 “세상에 이미 비슷한 글이 많은데 굳이 써야 하나, 망설여졌다”며 “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글 속의 이야기가 더 먼 과거가 됐다. 오히려 그 시절을 페이지에 기록하며 보내주는 일을 한 것 같아 (책이) 의미가 크다”고 했다.
‘소년’을 자처하는 그이지만, 세 아이의 아버지다. “집에 소년 네 명이 있어 아내가 고생이죠. 저는 여전히 ‘소년’에 머물러 있습니다. 예전 추억을 곱씹는 일이 특기예요. 아이들은 저처럼 과거의 불쾌한 감정을 기억하지 않았으면 하죠.” ‘귤’을 비롯해, 재주소년의 노래가 탄생한 뒷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크다. “노래라는 정제 작업을 거치지 않은, 날것의 제 마음을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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