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중도·보수 7명 vs 진보 6명’ 구도…사법부 변화 시동
권 대법관은 중도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법관 생활을 거쳐 2006년부터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한 민법 전문가로 통한다. 서 대법관도 재판 실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한 정통 법관 출신으로 뚜렷한 정치 성향이 없는 중도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는 단계에선 대통령실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임명 거부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기도 했다. 그만큼 대통령실에서 대법관 인선 과정에 신경을 썼다는 방증이다. 그 사이 현안과 관련한 판결을 놓고도 마찰음이 나왔다. 지난달 15일 대법원이 개별 조합원에게 불법 파업 책임을 묻는 걸 제한하는 취지의 판결을 쏟아내자 대통령실 내부에선 “대못 박기 판결”이란 반응이 흘러나왔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 두 대법관이 임명되면서 ‘진보 과반’의 대법원 구성도 바뀌게 됐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7년 9월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진보 성향 대법관이 다수 임명되면서 진보 우위 구도를 유지해 왔다. 지난 18일 조재연·박정화 대법관 퇴임 때까지 대법원 전원합의체 13명은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대법관 7명이 과반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서·권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중도·보수’ 7명, ‘진보’ 6명 구도로 바뀌게 됐다. 판례 변경 등 중요한 사건을 다루는 전원합의체는 7명이 의견을 함께하면 의결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법원 구성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9월 퇴임하는 김 대법원장 후임을 포함해 임기 내 총 12명의 대법관을 교체하게 된다. 오경미 대법관을 제외한 대법관 전원이 바뀌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 후임으로는 김용덕 전 대법관과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 오석준 현 대법관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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