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서 추출한 페니실린으로 치료...생명 연장 ‘알약’ 뒷이야기 [Books]
하지만 때로는 머리가 아파서, 혹은 소화가 안 되어서 쉽게 약을 고르는 현대인들 중에는 이 약이 과연 어떻게 탄생했는지 잘 모르고 먹는 이들도 존재한다. 물론 약사의 말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복용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잘 아는 만큼 즐거움도 커진다. 화학박사로 과학 웹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저자는 아스피린, 페니실린 등 우리에게 익숙한 15종의 약들이 탄생하기까지 알려진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예컨대 알렉산더 플레밍이 휴가를 다녀온 후 실험실에서 이상한 곰팡이를 발견하며 시작된 페니실린이 수많은 이들을 살린 항생제로 자리 잡은 역사는 꽤 유명하지만 페니실린이 등장한 초기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용자의 소변을 다시 결정화한 뒤 재사용했다는 이야기는 괜히 몸서리가 쳐지게 만들고, 심혈관계 약물로 널리 쓰이는 디곡신이 처음 발견되었을 무렵 정신병원에서 빈센트 반 고흐가 이를 지나치게 복용한 나머지 세상이 노랗게 보이는 황시증 증상을 보였기에 아름다운 노란색 그림들을 그려냈을 수도 있다는 뒷이야기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나아가 오늘날 제약 산업의 주 관심사인 항우울제 이프로지니아드, 탈모 치료제인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리드 등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점 역시 독자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특히나 이런 약들을 복용하는 이라면 책장이 쉬이 넘어가게 된다. 알고 보면 이런 약들의 상당수가 다른 약을 개발하던 중 부작용으로 탄생했다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인간의 역사 중 상당 부분은 우연에 기대고 있었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될 수 있다.
혹시나 약학에 더욱 관심이 많은 이라면 각 장 뒷부분의 쉬어가는 코너 ‘약국 밖의 레시피’까지 천천히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약 두 알을 먹으면 왜 두 배만큼 효과가 없는지,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을 왜 꼭 주사로 맞아야 하는지, 항생제를 사려면 왜 꼭 처방전이 필요한지 등 유용한 정보들도 함께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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