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가 씌워준 왕관의 무게..오은영 향한 '교권 추락' 책임론 [★FOCUS]

윤성열 기자 2023. 7. 2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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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윤성열 기자]
/사진제공=ENA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2년 차 교사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함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다. A씨의 사망 배경에는 학부모의 '갑질'이 있었다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고, 동료 교사들은 교권 추락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교권 추락의 원인 중 하나로 '국민 육아 멘토'로 통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을 지목하며 화살을 돌리고 있다.

21일 현재 오은영의 SNS 공식 계정에는 교권 추락에 대한 오은영의 책임론을 놓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이는 교권 추락이 사회적 화두가 된 이후,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이 지난 19일 오은영의 솔루션과 채널A 육아 코칭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이하 '금쪽같은 내새끼)를 향해 날린 일침에서 비롯됐다.

서천석은 "금쪽이 류의 프로그램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솔루션으로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고,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 프로그램은 흥행 내지 권위를 위해 환상을 유지하려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천석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가 아니면 상담이나 교육 몇 번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쯤은 다 안다"며 "교육적 장기 입원, 행동치료 경험이 풍부한 치료사 배치 등 강력한 방법을 도입해야 문제 아이도, 나머지 아이들도, 교실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천석의 작심 비판은 오은영을 향한 반감에 불을 지폈다. 현직 초등교사라고 밝힌 네티즌 B는 "학교 현장에 대해 알지 못한 채 함부로 말한 것 때문에 많은 교사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오은영 매직 자신 있으면 학교 와서 한 달 넘게 담임을 해보라. 대한민국 공교육을 망친 것에 대해 아주 크게 일조한 것, 사죄하고 책임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채로 그럴듯해 보이는 솔루션을 제시해 교사들에게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

교권보다 학생 인권을 더 존중하는 듯한 불균형적인 솔루션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네티즌 C는 "2명 집중하고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며 "공교육이 무너진 데에는 당신의 어쭙잖은 충고와 솔루션이 큰 못을 했을 거다. (솔루션은) 병원에서나 하라. 무섭다. 내가 아니라 나를 잘못 키운 너희들 탓이라고 말하는 오은영 키즈들"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학생, 학부모들의 잘못을 애먼 오은영에게 화풀이하고 있다는 것. 오은영을 옹호하는 네티즌 D는 "이번 사건은 가해 부모의 문제 행동들로 발생한 것"이라며 "나도 오은영 박사 책들을 읽고 코칭을 참고하지만 서이초 가해 부모와 같은 행동은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인격적으로 존중 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법을 악용해 문제를 만드는 부모들로 인해 교권이 추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티즌 E도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한 것 뿐"이라며 "왜 그 피해를 오은영 박사도 느끼게 하나. 나는 학부모들이 오은영 박사를 방패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매주 금요일 '금쪽같은 내새끼'에 출연해 문제 행동을 일삼는 이른바 '금쪽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금쪽이'들을 위한 오은영의 명쾌한 솔루션은 육아에 지친 부모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오은영은 '금쪽이'들이 씌워준 왕관을 쓰고 '육아의 신', '육아 대통령'으로 거듭났다.

오은영은 이후 '금쪽상담소', '결혼지옥', '오은영 게임', '등교전 망설임', '오케이? 오케이!' 등을 통해 상담 영역을 넓혀 '국민 멘토'로 활약했다. 하지만 오은영도 시간이 흐를수록 자극적인 소재로 흥미와 재미에 집중한 예능 분위기에 편승하면서 전문성과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민 멘토'로서 빛난 이름값을 감안하면 기대만큼 아쉬움도 컸다는 지적이다. 교권 추락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돌연 오은영의 책임론이 대두되는 것만 봐도, 충분히 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몇 년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오은영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국민 멘토'로서 위상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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