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경기 중 이 선수와는 절대 싸우지 말라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지난 19일, 우크라이나 프로축구 클럽 FC 폴리샤 지토미르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 건의 '오피셜'을 발표했다.
새로운 선수 영입이다. 구단은 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포지션은 윙어, 백넘버는 17번. 191cm의 장신으로 나이는 36세다.
그런데 조금 특이한 선수다. 나이가 많은 베테랑급 선수를 영입한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이런 경우는 종종 있다.
정말 특이한 건, 36세로 이 클럽에 입단하기 전까지 어떤 축구 클럽에서도 커리어를 쌓지 못했다는 점이다. 즉 프로축구 선수로 폴리샤 지토미르가 첫 구단인 것이다. 36세 신인이다. 이 구단은 공식 계약 전 훈련에 참석하게 했고, 지켜보고, 평가한 후 최종 계약을 맺었다.
구단의 왜 이런 특이한 선수를 영입했을까. 구단 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이 선수를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훈련에 대한 그의 태도는 우리 팀의 훌륭한 예시를 제시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선수다. 축구에 대한 사랑이 우리 관계를 하나로 묶었다.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어린 시절의 꿈이 우리 팀을 통해 실현될 것이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이 선수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진정한 프로축구 선수가 됐다. 그의 열정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지난해 2월 이 팀의 동계 훈련 경기에서 15분 동안 경기에 출전한 적이 있다. 그의 비공식 데뷔전이었다. 그는 오른쪽 윙어로 뛰었다. 발밑에 공을 두고 전력 질주를 할 때 엄청난 힘이 있었다. 그리고 판단과 결정력이 좋았다. 다른 공격수들과 호흡도 좋았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정식 계약을 맺었다."
그는 과연 누구일까.
구단 회장과 '마르카' 언급을 토대로 유추해보면, 이전까지 프로축구 선수로서 경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어릴 때 꿈이 프로축구 선수였다. 꿈을 위해 도전을 했고, 최근까지 다른 스포츠를 하다 축구로 전향한 듯하다.
축구 선수로 확실하게 검증도 되지 않았고, 36세의 나이 때문에 미래에 엄청난 기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프로축구 선수로서는 '불확실성'이 강한 선수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다른 건 다 몰라도 이거 하나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경기 중 절대 그와 싸워서는 안 된다는 것.'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다.
그의 이름은 올렉산드르 우식.
우크라이나의 복싱 영웅이다. 2008년 유럽 선수권 금메달(헤비급), 2011년 세계선수권 금메달(헤비급), 2012년 올림픽 금메달(헤비급)을 목에 걸었다. 또 2021년 세계복싱협회(WBA), 국제복싱연맹(IBF), 세계복싱기구(WBO) 헤비급 통합 챔피언을 차지했다. 역대 전적은 20승(13KO) 무패.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올렉산드르 우식.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FC 폴리샤 지토미르, 마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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