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못 따라가는 방재시설…“강화해야”
[KBS 울산] [앵커]
이번 장마에는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피해가 컸죠.
기후변화로 이 같은 집중호우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작 이를 막을 재난 설비는 변화된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차도 위로 빗물이 가득 차 인도와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
하수구에서는 빗물이 끊임없이 역류해 도로 위로 넘쳐 흐릅니다.
지난 18일 시간당 91.5㎜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부산 영도구의 모습입니다.
올해 장마는 짧은 시간 강한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로 전국에 피해가 컸습니다.
전문가들은 집중호우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국내 한 연구에서는 지금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될 때 하루 '극한 강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울산은 2040년까지 극한 강수량 값이 지금보다 최대 115㎜, 2100년까지는 179㎜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김선태/APEC기후센터 선임연구원 : "기온이 오르면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이 증가하거든요. 그래서 수증기량이 많다는 건 결국은 이제 비의 양도 많아질 것이라는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재난을 막을 시설들은 기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곳은 울산 남구에 있는 배수펌프장입니다.
계획빈도 30년, 그러니깐 30년에 한 번 올법한 비를 감당할 수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시간당 75㎜의 집중호우를 감당하는 정돕니다.
울산에는 27개의 배수펌프장이 설치됐는데, 모두 계획빈도 30년으로 지어졌습니다.
울산시가 올 초 방재성능목표를 50년 빈도에 준하는 시간당 86㎜로 늘렸지만, 이미 지어진 시설이나 짓고 있던 시설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김석택/울산대 재난안전교육센터 책임교수 : "(피해 지역과) 같은 양의 같은 기간에 같은 조건이 된다면 우리 울산도 (피해가) 그것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약하지는 않다. (시설이) 강화가 좀 돼야 된다고 봅니다."]
울산시는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지역 인근의 배수펌프장을 중심으로 시설 확충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그래픽:박서은
김영록 기자 (kiyu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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