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정 감독의 지도자상 양보, 김태형 코치의 성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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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지도자상을 김태형 고려대 코치에게 양보했다.
주희정 감독은 "상은 선수 때 워낙 많이 받아봤다. 많이 받아서 그런 게 아니라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지만 코치들도 보이지 않는 역할을 굉장히 많이 수행한다"며 "감독보다 코치가 더 힘든 직업이다. 김태형 코치가 수석코치이고,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지도자상을 양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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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열린 제39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더 결승에서 연세대를 따돌리고 통산 1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를 마친 뒤 시상식이 열렸다. 이 때 주희정 감독은 자리를 비웠다. 보통 우승팀 감독이 지도자상을 받는 편이다. 하지만, 지도자상 수상자는 주희정 감독이 아닌 김태형 코치였다.
2019년 전력분석을 맡은 뒤 2020년부터 코치로 주희정 감독을 보좌하고 있는 김태형 코치는 “지도자상을 호명할 때 감독님께서 안 보이셔서 대신 나가서 받아야 하나 했는데 갑자기 내 이름이 불려서 너무 어안이 벙벙했다”며 예상치 못한 수상이라고 했다.
대학 무대에서 감독 대신 코치가 지도자상을 받는 사례가 간혹 나온다.
주희정 감독은 “상은 선수 때 워낙 많이 받아봤다. 많이 받아서 그런 게 아니라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지만 코치들도 보이지 않는 역할을 굉장히 많이 수행한다”며 “감독보다 코치가 더 힘든 직업이다. 김태형 코치가 수석코치이고,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지도자상을 양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태형 코치는 최근 수상한 적이 언제냐고 묻자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상을 받았지 생각을 했더니 고등학교 때 상을 받는 거 말고 없는 줄 알았는데 D리그 MVP를 받은 이후 처음이다”며 “많은 감동과 북받쳐 올라오는 감정이 섞였다”고 했다.
김태형 코치는 2006년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중고농구대회에서 미기상을 수상했으며, 2016~2017시즌 D리그 MVP에 선정된 바 있다.
김태형 코치는 고려대가 아닌 성균관대 출신이다. 주희정 감독과 서울 삼성 시절 인연으로 2019년 은퇴한 뒤 고려대와 인연을 맺었다.
김태형 코치는 “(고려대 출신이 아니라서) 어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고, 지금도 어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고, 조금 더 열정적으로 한다. 나태해지지 않는다”며 “내가 나태해지면 감독님께서 욕을 먹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그에 보답하는 건 성적뿐이라고 생각해서 반드시 이기려고 한다”고 했다.
주희정 감독이 김태형 코치를 신뢰하며 코치로 인연을 이어나가는 건 성실함 덕분이다.
김태형 코치는 2019년 전력분석이었을 때 “난 경기를 많이 뛴 선수가 아니다. 내가 잘 한 건 불성실한 선수라는 말을 듣지 않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더 많이 들은 거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주희정 감독님과 밤 11시, 12시까지 훈련한 거다. 정말 한 여름에 웃옷이 다 젖을 정도로, 정말 불태웠다. 외박 나가는 날도 들어가서 운동했다. 그렇게 불태운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그걸 좋게 봐주신 감독님과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성실함이 감독과 코치의 인연에 그치지 않고 지도자상 양보까지 이어졌다.
#사진_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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