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K리그의 ‘드레스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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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코드.
장례식장에서 밝은 옷을 피하거나, 예식장에서 하얀색 의상을 거르는 것 등이 드레스코드의 좋은 예다.
이 드레스코드는 K리그 모든 구단에 적용되고 있다.
K리그의 드레스코드가 라이트 팬의 진입을 막고 축구의 인기를 구단 스스로 제한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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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코드. 시간과 장소, 상황에 어울리는 옷차림을 뜻한다. 장례식장에서 밝은 옷을 피하거나, 예식장에서 하얀색 의상을 거르는 것 등이 드레스코드의 좋은 예다. 한 항공사는 양말을 신지 않으면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일부 식당이나 골프장에서는 반바지 출입을 제한한다. 예의와 규제 사이의 드레스코드지만 인지를 하고 있어야 쓸데없는 오해를 피할 수 있다. 최근 의외의 장소에서 드레스코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모르고 있다가 민망한 일을 당할 뻔했다. 바로 축구장에서다.
‘원정석 이외의 관람 구역에서 원정 용품 착용 및 응원 시, 경기장에서 퇴장 조치할 수 있습니다.’
잘못 본 줄 알았다. 잠시 후 같은 문구가 나오는 걸 정확히 확인한 후에야 드레스코드가 틀렸다는 걸 알았다. 우리 가족을 향한 경고로 느껴져 머리가 하얘졌다.
이 드레스코드는 K리그 모든 구단에 적용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체 좌석 수 5% 이상을 원정팀에 배분해야 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해당 조치는 구단의 재량이라고 설명했다. 한 구단은 ‘축구 문화인데 몰랐냐’고 되물었다. 다른 구단에서는 ‘서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축구가 그렇다면 ‘국민 스포츠’ 프로야구는 어떨까. KBO는 수익 배분 규정만 둘 뿐 응원석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 태어난 엄마가 롯데 유니폼을, 대전에서 자란 아빠가 한화 셔츠를 입고 서울에서 낳은 아이들과 야구장 같은 좌석에 앉아 어느 팀을 응원해도 문제 될 게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드레스코드를 두는 게 축구의 문화라면 존중한다. 하지만 서로 응원하는 팀이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K리그를 보겠다는 걸 구단이 먼저 차단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K리그의 드레스코드가 라이트 팬의 진입을 막고 축구의 인기를 구단 스스로 제한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축구장에 서로 다른 옷을 입고도 함께 응원할 수 있는 구역이 마련되길 바라 본다.
정필재 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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