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문해력] 문해력, ‘읽기’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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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문해력에 관한 논의는 일반적으로 얼마나 많은 어휘를 알고 있는가, 다양한 글을 잘 이해할 수 있는가 등 읽는 사람의 언어 지식과 능력에 초점을 두곤 한다.
잘 쓴 글은 읽고 이해하기 쉬울 뿐 아니라,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말과 글을 다듬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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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문해력에 관한 논의는 일반적으로 얼마나 많은 어휘를 알고 있는가, 다양한 글을 잘 이해할 수 있는가 등 읽는 사람의 언어 지식과 능력에 초점을 두곤 한다. 그런데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이런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면 그 이유는 그만큼 어렵게 쓰인 글이 많기 때문은 아닐까?
‘2020년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문이나 방송에서 의미를 모르는 말을 접해 곤란했던 경험이 가끔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52.7%, 자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6.3%로 총 89%에 달했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이 쉽지 않은 편이라고 답한 비율은 22.9%였다. 2021년에 진행한 ‘공공기관 정책명 개선을 위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지에 제시한 정책명만 보았을 때 어떤 정책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1.9%였고, 뜻풀이를 확인한 뒤에도 22.9%가 정책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잘 쓴 글은 읽고 이해하기 쉬울 뿐 아니라,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자신의 말과 글을 다듬을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공공언어, 즉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말과 글을 생산하는 각종 공공기관과 언론 등에서 알기 쉽고 바른 글을 쓰고 있는지 돌아보고 점검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다.
문자메시지가 일반적인 의사소통 수단이 되고 인터넷상에서 댓글이나 게시물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나누는 일이 낯설지 않은 오늘날, 어쩌면 사람들은 그 어느 시대보다도 읽기와 쓰기를 통한 소통에 친숙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즉 오늘날의 사람들은 글을 읽는 사람인 동시에 쓰는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문해력이 소통 전반의 문제라는 관점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요즈음, ‘어떻게 해야 잘 읽을 것인가’뿐 아니라 ‘어떻게 해야 잘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해 보인다.
박선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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