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근 시인 [詩의 뜨락]

2023. 7. 2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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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상갓집에 가장 늦게까지 엉덩이를 대고 앉아 있는 사람이 문구 형님이었다.

사람들이 직수굿한 그를 일러 호상 체질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가 죽자 아무도 그 곁에 오래 앉아 있지 않으려 했다.

다만 대취한 박영근 시인만이 얼떨결에 그 곁에서 이틀이나 밤샘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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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세상의 상갓집에 가장 늦게까지 엉덩이를 대고 앉아 있는 사람이 문구 형님이었다. 사람들이 직수굿한 그를 일러 호상 체질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가 죽자 아무도 그 곁에 오래 앉아 있지 않으려 했다. 다만 대취한 박영근 시인만이 얼떨결에 그 곁에서 이틀이나 밤샘을 하였다.

-시집 ‘바다 호수’(문학동네, 2004) 수록

●이시영 시인 약력

△1949년 구례 출생.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월간문학’ 신인작품 공모에 시가 각각 당선돼 등단. 시집 ‘만월’, ‘바람 속으로’, ‘길은 멀다 친구여’, ‘이슬 맺힌 노래’ 등 다수 펴냄. 정지용문학상, 동서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지훈상, 백석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만해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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