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동남아 가는게 낫지”…외교관도 등돌린 ‘기회의 땅’
경제·외교 부처에서 인식 악화...커리어 도움도 안돼
미주·유럽 대신 소통 어려운 중국 파견 유인 없어
◆ 中근무 포비아 ◆
21일 세종시에서 만난 경제부처의 A서기관은 “해외 근무를 신청할 때 자녀 교육과 거주 여건 등 여러 조건을 따져보는데, 전통적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이 인기가 많다”며 “중국은 인기가 점점 더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B서기관은 “혐한 분위기도 있고 현지 공무원들과 소통도 어려워 성과를 내기 힘들다”며 “중국에 굳이 가야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C사무관은 “최근에는 생활비가 덜 드는 동남아시아가 인기 근무지”라고 전했다.
중국이 신흥 강국으로 주목받던 2000년대만 해도 인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공직사회에서 ‘험지’ 취급을 받는 신세가 됐다는 전언이다. 최근 중국 당국의 강화된 반간첩법 시행으로 소셜미디어(SNS) 통제까지 심해지면서 중국 파견을 기피하는 경향이 더 커졌다.
외교부처에서도 중국은 비선호 근무지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을 치안·기후·물가 등 생활여건에 맞춰 가·나·다·라 4등급으로 분류하고, 험지 공관과 선호 지역 공관을 교차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은 이미 코로나 이전부터 대기오염으로 인한 생활여건 악화 때문에 ‘가’ 등급에서 ‘나’ 등급으로 강등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장기간 격리 등으로 근무 여건이 더욱 안 좋아져 지원자를 찾기 힘든 형편이다.
10년 전만해도 미국과 중국 공관에 각각 1차례씩 근무한 경력이 있는 외교관들이 승승장구하는 추세라 중국에 지원자가 몰렸지만 지금은 전혀 다르다. 베이징의 경우 험지공관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자원자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전세계 각지에 흩어져있는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베이징 근무 가능자를 물색해야 하는 게 외교부 인사 담당자의 업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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