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보컬리스트의 전설’ 토니 베넷, 96세로 타계
재즈 음악계의 전설적인 보컬리스트 토니 베넷이 21일(현지시간) 숨을 거뒀다. 향년 96세.
‘토니 베넷 매니지먼트 컴퍼니’의 실비아 와이너 대변인은 이날 AP통신 등에 “베넷이 고향인 뉴욕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베넷은 2016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바 있다.
20세기 중반의 위대한 재즈 보컬리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베넷은 이제까지 70장 이상의 앨범을 발매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중음악상인 ‘그래미상’을 19차례나 수상했다. ‘아이 레프트 마이 하트 인 샌 프란시스코(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는 고인의 대표곡이다.
베넷은 1960년대 이후 치고 올라온 록 음악의 전성기에서도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오랜 동안 음악계에서 견뎌내며 새로운 팬들과 협력자들을 얻기도 했다. 88세가 되던 2014년 레이디 가가와 함께한 듀엣 프로젝트인 ‘치크 투 치크’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로 그는 ‘빌보드 200’ 차트 1위 앨범을 낸 최고령 가수가 됐다. 고인은 투병중에도 가수로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2021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무대를 떠났다.
AP통신은 베넷을 두고 “편안하고 기품있는 태도와 독특하고 풍부한 목소리로 호소한 가수”라 평가했다. 베넷 스스로는 자신을 ‘바리톤처럼 노래하는 테너’라 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6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문제를 잊게 하고 즐겁게 해주는 것을 즐긴다”며 “사람들이 진실하고 정직하며 약간의 유머 감각이 있는 것들을 들으면 감동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팬들 뿐만 아니라 동료 예술가들로부터도 오랜 존경을 받아왔다. 그의 동료이자 전설적인 가수였던 프랭크 시나트라는 1965년 ‘라이프’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작곡가가 생각하는 것을 이해하는 가수”라며 “그는 나를 흥미롭게 하고 감동시킨다”고 전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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