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하다 다쳤는데' 2안타-2도루 하재훈 발걸음엔 망설임이 없었다... SSG, 1위 LG 1.5경기차 맹추격 [잠실 현장리뷰]

잠실=김동윤 기자 2023. 7. 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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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잠실=김동윤 기자]
SSG 하재훈(가운데)이 21일 잠실 LG전 2회초 1사에서 좌익수 뒤 2루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SG 하재훈(오른쪽)이 21일 잠실 LG전 4회초 2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하고 있다.
SSG 하재훈이 21일 잠실 LG전 2회초 1사에서 좌익수 뒤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이 타석은 하재훈의 40일 만의 복귀 타석이었다.
지난달 1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도루하다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딱 40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하지만 2루 도루를 시도하는 하재훈(33·SSG 랜더스)의 발걸음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뛰고 또 뛴 베테랑의 투지와 빠른 발 덕분에 SSG는 상대전적 2승 6패의 천적 LG 트윈스를 상대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SSG는 21일 서울특별시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LG에 6-4로 승리했다.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2위 SSG는 47승 1무 32패로 1위 LG(49승 2무 31패)를 3연패로 몰아 넣고 승차를 1.5경기로 줄이며 맹추격했다. 선발 김광현은 6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시즌 6승(2패)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최정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최정은 5회 타점으로 통산 1427타점을 기록, 이대호(은퇴)의 1425타점을 넘어서며 KBO 우타자 통산 최다 타점자로 등극했다. 하위 타선의 하재훈은 3타수 2안타 2도루 2득점, 김성현은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상위 타선에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켈리는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6패(6승)를 떠안았다. 타선에서는 홍창기와 오스틴 딘이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나, 그 외 타자들이 산발적인 8안타를 뽑아내면서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7월 21일 LG-SSG 선발 라인업
LG 케이시 켈리(왼쪽)와 SSG 최정. /사진=OSEN

LG는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이재원(좌익수)-문보경(3루수)-손호영(2루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케이시 켈리.

SSG는 추신수(우익수)-최지훈(중견수)-최정(지명타자)-최주환(2루수)-박성한(유격수)-하재훈(좌익수)-김성현(3루수)-김민식(포수)-강진성(1루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은 김광현.

후반기 시작부터 펼쳐진 전반기 1위 LG와 2위 SSG의 맞대결에 누가 선발 투수가 나설 것인지 많은 관심이 쏠렸다. SSG에서는 예상대로 재활 중인 커크 맥카티 대신 김광현이 올라왔고 LG에서는 6월 이후 평균자책점 4.81로 부진하던 켈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켈리가 1선발이다. 상징성 면에서도 그렇다. 전반기 끝나고 바로 후반기 첫 경기는 켈리가 나간다고 본인에게 이야기했다"면서 "면담을 통해 선수가 생각한 것과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 일치한 것을 확인했다. 체인지업만 좋아지면 다른 구종 가치도 훨씬 올라갈 것이다. 본인도 분명히 알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SSG에서는 타율 1위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결장과 부상으로 이탈했던 '홈런 1위' 최정의 지명타자 복귀가 눈에 띈다. 전반기 종료 전 미국 시민권 획득을 위해 팀을 떠났던 에레디아는 절차상의 이유로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김원형 감독은 "에레디아는 내일 한국에 도착해 모레(23일) 뛰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최정은 타격에는 문제 없는데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약간 제한이 있어 이번 3연전에서 수비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이름값만 남은 에이스 맞대결... 김광현 6이닝 소화, 켈리는 그마저도 못했다
LG 케이시 켈리가 21일 잠실 SSG전에서 4회초 역전을 허용한 후 허탈해 하고 있다.
SSG 김광현이 21일 잠실 LG전에서 4회말 2사에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올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SSG와 LG의 두 에이스는 충분한 휴식 후에도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 실점은 김광현이었다.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가 친 타구를 김광현이 잡으려 껑충 뛰었지만, 글러브를 맞고 유격수 박성한에게 향했다. 내야 안타로 출루한 홍창기는 박해민과 김현수의 연속 땅볼에 3루까지 향했고 오스틴의 좌전 1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박동원에게 연달아 2루타를 맞아 생긴 2, 3루 위기를 오지환을 좌익수 뜬 공으로 돌려세운 것이 위안거리였다. LG 켈리는 SSG 하위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2회초 1사에서 하재훈에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허용했고 김민식에게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내줘 1-1 동점이 됐다.

장군멍군의 상황은 계속됐다. 3회를 똑같이 삼자범퇴로 넘긴 김광현과 켈리는 4회 나란히 1실점 했다. 먼저 켈리가 2사에서 하재훈에게 볼넷에 이어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여기서 김성현의 좌중간 1타점 적시 2루타가 터졌다. 김광현 역시 2사에서 오지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에 이어 2루 도루를 허용했다. LG서는 이재원이 좌중간 1타점 적시타로 맞불을 놨다.

김광현이 더 오래 버텼다. 켈리는 5회 2사 2루에서 최정에게 좌중간 2루타, 최주환에게 우월 투런포(시즌 15호)를 허용하며 6회 시작 전 정우영과 교체됐다. 켈리는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총 92구(커브 27구, 포심 패스트볼 25구, 투심 패스트볼 16구, 커터 14구, 체인지업 10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였다. 피안타율 0.349의 체인지업을 최소화했지만, 피안타율 0.330의 포심 패스트볼이 집중 공략당한 것이 아쉬웠다.

김광현도 2사 1루에서 김현수에게 우중간 1타점 적시 2루타, 오스틴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것은 마찬가지였으나,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SSG의 5-4,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6회에도 올라온 김광현은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들을 공 9개로 좌익수 뜬 공(이재원)-1루수 땅볼(문보경)-3루수 땅볼(손호영)로 처리하면서 켈리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과정 면에서 이름값만 남은 에이스 맞대결이었으나, 김광현은 6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선발로서 이닝 소화라는 최소한의 역할은 해줬다. 총 투구 수는 97구(포심 패스트볼 40구, 슬라이더 32구, 포크 14구, 커브 9구, 투심 패스트볼 2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9㎞였다.
허슬 플레이로 인한 부상만 올 시즌 두 차례, 하지만 불굴의 베테랑 하재훈은 뛰고 또 뛰었다
SSG 하재훈(맨 오른쪽)이 21일 잠실 LG전 6회초 1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하고 있다. LG 오지환(가운데)은 태그를 하려 애썼지만, 하재훈의 발이 더 빨랐다.
SSG 하재훈(맨 오른쪽)이 21일 잠실 LG전 6회초 1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하고 있다. LG 오지환(가운데)은 태그를 하려 애썼지만, 하재훈의 발이 더 빨랐다.
SSG 하재훈(맨 오른쪽)이 21일 잠실 LG전 6회초 1사 1루에서 2루 도루를 하고 있다. LG 오지환(가운데)은 태그를 하려 애썼지만, 하재훈의 발이 더 빨랐다.

하재훈은 타자↔투수 전환을 커리어 동안 4차례나 한 불굴의 베테랑. 지난 겨울 질롱코리아에서 장타율 0.792를 기록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3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중견수로 다이빙 캐치를 하던 중 왼쪽 어깨뼈 머리 부분 골절로 3달 가까이 재활에만 매진했다. 하지만 복귀 직전 만난 하재훈은 "(부상 때의) 플레이에 후회는 없다. 같은 상황이어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며 허슬 플레이로 인한 부상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복귀 후 14경기 만인 지난달 11일 창원 NC전에서는 2루 도루 도중 부상을 당했다. 그렇게 올 시즌에만 두 차례. 하지만 그의 플레이에는 여전히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었다. 과감하게 2루를 노리면서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만은 피하며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하재훈은 2회초 1사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켈리의 7구째 직구를 공략 좌익수 뒤 2루타를 때려냈다. 김민식의 적시타 때는 홈을 밟아 첫 득점을 기록했다. 4회 2사에서는 볼넷으로 출루해 김성현의 타석에서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상대 배터리의 허를 찌르는 여유 있는 도루였다. 이 도루는 또 한 번 김성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빛을 발했다.

6회에는 상대 배터리의 견제에도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선두타자로 나서 좌중간 안타로 출루한 뒤 김민식의 타석에서 곧장 2루를 훔쳤다. 이때 박동원과 오지환은 대비하고 있었으나, 하재훈의 발이 조금 더 빨랐다. 이날 결정적인 한 방을 기록한 것은 5회, 7회 각각 1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은 최정이었다. 하지만 그에 앞서 하위 타선의 하재훈이 뛰고 또 뛰어 찬스를 이어준 덕분에 최정을 비롯한 중심 타자들은 5번의 타석에서 제 기량을 뽐낼 수 있었다.

이후 SSG는 고효준(⅔이닝)-문승원(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마무리 서진용이 9회를 실점 없이 지켜냈다. 9회말 무사 1루에서는 유격수 박성한이 백핸드 캐치에 이은 터닝 스로우로 LG의 기세를 꺾었다. 뒤이어 2루수 안성현과 박해민의 타구를 병살타 처리하면서 기분 좋은 후반기 첫 승을 낚았다.

잠실=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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