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시진핑, 우크라 전쟁보고 대만전 승리 확신못해”

번스 美 CIA국장 “중국-대만 충돌 임박한 것으로 안 봐”
“러시아, 핵무기 사용 임박 징후 없어”

연합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무력 침공을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력통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20일(현지 시간) 미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시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공격 준비를 마치라고 중국군에 지시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분석했다. 번스 국장은 "(시 주석의 지시는) 준비하라는 것이지 충돌이 임박했거나 불가피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시 주석이 대만 침공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는 시 주석과 중국군 지도부가 자기들이 감당할 수 있는 비용으로 대만 전면 침공에 성공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이런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번스 국장은 "시 주석의 예상과 달리 더 작은 규모의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성공적으로 저항했고, 미국과 서방이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속하게 단결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며 "그런 모든 게 중국 지도부를 머뭇거리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CIA나 다른 미국 정보당국 그 누구도 결국에는 대만을 지배하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를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의 용병기업인 바그너 그룹의 반란에 대해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23년 집권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공격이었다"고 평가했다. 번스 국장은 "(이번 반란이) 푸틴이 구축한 체제의 중요한 약점을 일부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결국에는 푸틴의 보복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프리고진이 최근 벨라루스 민스크에 있었고, 러시아에서도 시간을 보냈다"며 "내 경험상 푸틴은 궁극적인 ‘복수의 사도’(apostle of payback)이기 때문에 프리고진이 더한 응징을 피해 갈 수 있다면 난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러시아의 어려움을 예상했다. 그는 "공격은 방어보다 훨씬 더 힘들다"며 "시간이 걸릴 것이고, (러시아가) 전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러시아군의 낮은 사기와 리더십 문제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지금도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감시하고 있지만, 핵 사용을 준비한다는 임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