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가축 분뇨 흘러넘쳐 벼 썩어”…보상 ‘막막’
[KBS 전주] [앵커]
전북은 이번 집중호우 때 만 6천 헥타르가 넘는 농경지가 잠기며 농작물 피해가 컸는데요.
일부 농민들은 논으로 흘러든 축사 분뇨 때문에 2차 피해까지 호소하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김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논마다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심어놓은 모는 색이 바랜 채 맥없이 쓰러졌습니다.
정상인 모는 이렇게 뿌리가 하얀데 피해 농지의 모를 뽑아보니 뿌리가 썩어 없어진 상태입니다.
지난달 푸릇푸릇하던 모는 한 달 만에 완전히 상했습니다.
지난 13일부터 엿새간 최대 6백 밀리미터에 가까운 비가 내려 일대가 물에 잠긴 데다 근처 축사의 분뇨가 논으로 흘러 벼가 죽었다는 게 농민들 설명입니다.
["소똥이 아니면 이렇게 새까맣지 않아요."]
한창 벼가 자라고 이삭을 맺어 한해 수확량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
피땀 흘려 가꾼 모가 썩어버린 모습을 보며 농민 속도 타들어 갑니다.
[박정남/피해 농민 : "칠십 평생 살아오면서 비가 이렇게 많이 온 적도 없었지만, 피땀 흘려 지은 농작물이 하루아침에 먹지도 못하게 생겼는데 어떡해..."]
폭우로 인한 침수와 수온 등에 따라서 벼가 죽을 수 있지만, 염류 성분이 높은 가축 분뇨가 발효 없이 뿌려질 때도 작물을 썩게할 수 있습니다.
이번 비로 물에 잠긴 축사는 익산에서만 30여 곳.
익산시농업기술센터는 축사 인근 농지 100헥타르에 분뇨가 흘러넘친 거로 보고 피해 농지의 토양과 잎을 가져와 성분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류한별/익산시농업기술센터 작물보호계장 : "축사 주변에 이런 식으로 작물체, 벼 피해를 본 논들이 좀 더 있어 보이니 축분의 영향은 일정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까지는..."]
익산시는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신고를 받고 보상에 나설 예정이나, 분뇨로 인한 피해 보상 지침은 따로 없다는 설명입니다.
전례없는 폭우로 인한 농작물 침수에 분뇨 피해까지 겹치며 농민들은 시급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이주노
김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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