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기체 독극물 의심 소포’…“열지 말고 신고를”
해외발 정체불명 우편물 잇단 확인
평점 조작용 ‘브러싱스캠’ 가능성도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울산에 이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미상의 소포를 발견하면 개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청은 “20일 울산에서 해외로부터 배송된 노란색 우편물을 개봉한 사람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한 사건 이후 전국에서 해외 우편물 배송사례가 확인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노란색 또는 검은색 우편봉투로 포장되어 있으며 CHUNGHWA POST,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 등 문구 등이 적힌 우편물(사진)을 수취한 경우 개봉하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나 112에 신고하기 바란다”고 했다.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는 지난 20일 미상 우편물 개봉 후 손저림과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현재 상태가 호전돼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소포 내에 별다른 물질이 없다는 점에서 독성 기체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간이검사 결과 방사능이나 화학 물질 등에 대한 특이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밀검사를 위해 봉투와 공기 시료를 국방과학연구소로 보낸 상태다.
서울·경기 용인·제주·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이 같은 소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후 4시40분쯤 명동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미상의 소포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은평·서초·송파 등에서도 의심 신고가 잇따랐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외국(특히 대만)에서 온 정체 미상의 우편물을 절대 임의로 개봉하지 말고, 송부 시 반드시 112상황실과 경비작전계로 통보해달라”고 당부했다.
용인에서도 의심 우편물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발견자가 봉투를 열었으나 내용물은 없었다. 경찰의 정밀검사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천 부평과 계양에서도 오후 해외 우편물이 배송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소핑몰 판매실적과 평점을 조작하기 위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무작위로 발송하는 이른바 ‘브러싱스캠’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관련 의심 사례가 잇따르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유사한 유형의 국제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우정당국은 안전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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