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동차에 ‘수출 1등’ 내줘…중·아세안 수출 부진, 미·EU서 소폭 만회

이윤주 기자 2023. 7. 21. 21: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은 ‘최근 한국 수출 보고서’…품목·지역별 차별화 흐름
상반기 자동차·조선만 수출 호조
IT는 살아나도 큰 폭 반등 어려워
중 산업 내재화로 기술 격차 축소
대중국 수출 중간재 편중이 문제
최종재 등으로 품목 다변화 필요

최근 한국 수출이 품목·지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다. 최대 수출 품목이 반도체에서 자동차로 바뀌고, 대중국 수출은 부진한 반면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의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하반기 이후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업황이 살아나더라도, 중국의 산업구조 변화 등으로 수출이 큰 폭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최근 우리 수출의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한국 수출은 올 2분기 들어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출금액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개선 속도도 더디다. 보고서는 “최근의 수출 부진은 전 세계 제조업 경기 위축에 따라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해 중국 및 IT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에서 두드러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 수출의 가장 특징적인 모습으로는 품목·지역별 차별화를 꼽을 수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최대 수출 품목은 반도체에서 자동차(부품 포함)로 바뀌었다. 국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1.4%에서 올 상반기 14.1%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자동차 수출 비중은 10.5%에서 15.4%로 늘었다.

올 상반기 수출 규모를 보면 반도체(-37.4%), 디스플레이(-29.0%), 석유제품(-19.5%) 등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컸다. 반면 자동차(30.9%), 선박(11.8%)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대중국·아세안 수출이 부진한 반면 대미국·유럽연합(EU)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7.9%로 2002년 이후 가장 높아져, 중국(19.6%)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보고서는 하반기 IT업종의 부진이 완화되더라도 수출이 이전 수준으로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자국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어 한·중 간 경쟁력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가 이어진 지난해 4~12월과 비교해 올해 1~4월 줄어든 대중국 수출을 요인별로 분석한 결과, 감소분의 65%는 중국 자체 수요 변화에 따른 ‘경기적 요인’으로 설명됐지만 35%는 중국 내 점유율 하락과 관련된 ‘경쟁력 요인’ 때문이었다.

김상훈 한은 국제무역팀 차장은 “특정 지역과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경제·기업은 대외 여건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수출 다변화 필요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중간재 수출에 편중된 대중 수출 구조를 최종재 등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