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독극물 의심' 수상한 우편물 신고···우정본부 "주의 당부"(종합)

서울, 경기 등 전국 각지서 신고 접수
20일 울산서 첫 신고···"위험물질 없어"
우정사업본부, 국제 우편물 반입 일시 중단
안정성 확인된 경우만 배달···각별 주의 당부

유해 의심 국제우편물들. 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

[서울경제]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주문한 적 없는 수상한 우편물이 해외로부터 배송됐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경찰이 위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고 안전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하기로 했다.

21일 서울 서초우체국과 송파우체국, 명동중앙우체국, 은평우체국 등에서 의심 소포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 소방, 군 등 관계 당국이 출동해 대응에 나섰다. 이밖에 경기 지역 일대, 인천, 청주, 울산, 제주, 대전, 괴산, 함안, 부산 등에서 유사한 신고가 접수됐다. 우편물 대부분이 대만 발이지만 말레이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포함됐다. 수상한 소포 배달이 전국 각지에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대만에서 배송된 수상한 소포가 서초우체국에 보관돼 있다는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2시께 경찰이 출동했다. 경찰 특공대 확인 결과 소포 내용물은 냄새가 없는 반죽 형태의 물품으로 폭발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성분 분석을 위해 군이 소포를 회수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초우체국 직원과 이용객들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다.

명동 중앙우체국에서도 이날 오후 4시 50분경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특공대가 출동했다. 우체국은 소포가 발견된 층을 폐쇄하고 내부에 있던 시민들을 대피 시켰다. 경찰은 검체를 수거해 안전 여부를 검사한 뒤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올 경우 통제를 해제할 방침이다.

오후 5시 20분께에는 은평우체국에서도 유사한 소포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두 곳 모두 소포가 개봉되기 전 발견돼 불상사가 발생하진 않았다.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도 신고가 접수됐다. 부평구에서 신고된 우편물은 대만발로, 우편물에 ‘마스카라’라고 써 있었으나 엑스레이 촬영 결과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계양구에서 신고된 우편물은 발송지와 내용물 등을 확인 중이다.

앞서 20일 오후 12시 29분께 울산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기체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에서는 소포를 개봉한 3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이송됐으나 현재는 상태가 호전돼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태다.

울산경찰청은 이날 국방과학연구소가 해당 우편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폭발물, 화학, 생물, 방사성 물질 정밀 분석 결과 위험물질은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해당 소포가 발견됐던 전날에도 경찰은 간이 검사를 통해 방사능이나 화학 물질 등 위험물질 9종의 검출 여부를 확인했으나, 별다른 특이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은 노란색이나 검은색 우편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소포를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소포를 받은 경우 열어보지 말고 즉시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로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전국에서 독극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신고가 발견되면서 이날 오후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국제 우편물 독극물 테러 위협 대응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우정사업본부는 해외에서 발송된 일부 우편물에서 유해 물질로 의심되는 물질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국제 우편물 반입을 일시 중단하기로 하고 국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국내에 반입된 유사한 유형의 국제 우편물은 안정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배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신원 기자 sh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