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제방을 인부 6명이 삽으로?…“허술한 임시 제방 공사 탓 범람”
[앵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가까운 미호강물이 넘쳐 순식간에 밀려든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당시 미호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아래서는 범람을 막으려고 급하게 임시 제방을 보강했는데 그때 영상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범람 50분쯤 전에도 중장비는 없고, 인부들이 삽으로 제방을 쌓고 있었습니다.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한시간 40여 분 전인 지난 15일 아침 7시, 지하차도와 직선거리로 400m 가량 떨어진 미호천굡니다.
하천 수위는 이미 계획 홍수위를 훌쩍 넘겼습니다.
같은 시각, 한쪽에서는 인부 6명이 삽으로 흙을 퍼 모래 주머니를 만들고 있습니다.
하천 수위가 임시 제방 50cm 밑까지 차오른 시점, 제방 끝쪽으로는 물이 점차 차오르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각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영상에는 임시 제방을 덮어 둔 방수포에도 이미 강물이 흘러들고 있습니다.
[박종혁/목격 주민 : "내가 막 뭐라 했어요. 지금 톤백(대형 자루)으로 갖다 막아도 시원찮을 판에 뭐 하는 거냐, 지금. 늦었다. 왜 사전에 못했냐."]
이처럼 사정이 급박한데도 중장비인 굴착기는 아침 7시 22분쯤에야 등장했다고 일부 주민은 주장합니다.
이후 30분 정도 지난 7시 51분에는 임시 제방이 터져 미호강이 범람했다는 첫 119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도종환/더불어민주당 의원 : "(홍수) 심각 단계가 발령되면 다 나와서, 지자체부터 행복청, 모든 장비와 인력이 다 동원돼서 이걸 막았어야 한다고 보는 거죠."]
행복도시건설청은 아침 6시 30분부터 인력을 투입해 제방을 보강했고, 중장비는 아침 7시에서 7시 12분 사이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감찰이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수사 기관이 판단할 거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임시 제방 보수 공사가 시작된 건 홍수경보가 내려진 지 이미 2시간을 훨씬 넘긴 때여서, 뒤늦은 대처로 미호강이 범람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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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reason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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