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매출에도 관람층 이동 우려…이유는?

최이현 기자 2023. 7. 2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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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지난해 뮤지컬 시장이 4,000억 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무대 숫자가 제한된 상황에서 주 관객층마저 흔들리고 있어서, 성장세가 위축될 우려도 나오는데요.


먼저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지난해 뮤지컬 매출 4,000억 원

역대 '최대'


코로나 엔데믹 공연 수요 '폭발' 

새로운 도약기


티켓 가격 폭등에 

관람객 증가세에 '찬물' 우려도 


가격 조정기 전망 등

조심스러운 예측 이어져


창작극부터 현대극까지 장르 확장 속

"관람객 눈높이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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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취재기자와 조금 더 짚어봅니다.


최이현 기자, 지난해 뮤지컬이 역대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했죠.


올해는 어떻습니까?


최이현 기자

네, 지난해, 뮤지컬 매출액이 역대 사상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습니다.


무려 4,25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코로나 시절이었던 2020년에 매출이 1,500억 원 규모로 급감했던 것을 보면, 엄청난 증가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올 상반기도 실적이 좋습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의 매출금액을 합하면 약 2,200억 원입니다.


지난해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고요.


이렇게 간다면, 올해 또 새로운 기록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뮤지컬 시장 규모가 상당히 커진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요?


최이현 기자

우선 코로나 시기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영향이 있습니다.


또 스타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대형 공연이 많았습니다.


박효신, 홍광호, 조승우, 김준수 등이 주연인 공연은 티켓을 못구해서, 웃돈을 주고 사는 암표거래가 성행했습니다.


새로운 관객층도 유입하기 좋은 여건이었죠.


하지만 확대된 매출액을 뮤지컬 시장의 성장 때문이라고만 해석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매출액에 숨겨진 의미를 봐야 하는데요.


바로 티켓 가격에 대한 내용입니다.


대극장 뮤지컬 공연의 경우 VIP석의 자리, 수년째 15만 원 박스권을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17만 원으로 오르더니, 현재 19만 원이 넘는 공연도 나왔습니다.


17-18만원이 VIP석의 평균처럼 가격형성이 됐고요.


티켓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티켓 플레이션이란 말까지 생겼습니다.


소극장 공연인 대학로도 마찬가집니다.


대극장 공연만큼은 아니지만, 할인폭 등이 줄어서 사실상 티켓 가격이 상승됐다고 봐야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티켓 가격 상승이 시장 규모를 끌어올린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가 있는 셈입니다.


서현아 앵커

이런 가운데 요즘 뮤지컬 시장을 이끄는, 이른바 n차 관람객들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요?


최이현 기자

네, 설명에 앞서, n차 관람객에 대한 정의 한번 짚고 가겠습니다.


n차라는게 소위 2번 이상이라는 의미기 때문에 반복해서 본다는 의미로 이해가 됐는데요.


그런데 뮤지컬 관람문화엔 다른 분야와 다른 특수성이 있습니다.


특정 마니아층이 흥행을 좌우하기도 하고, 시장까지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수치가 의미가 있는데요.


뮤지컬 시장을 움직이는 n차 관람객들이 생각하는 n차는 보통 10번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회전문 관객이라고도 하는데요.


이처럼 10번 이상 보는 마니아층의 규모는 대학로 기준, 약 1,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헌재 대표 / 제작사 네오

"실황 OST를 증정한다든지 다른 회사는 관련된 다회차 관람객에게 증정하는 증정품 뭐 이런 답례품 이런 것들이 있어요. 그 수량 자체가 보통 500개에서 1,000개,그 수량을 가늠해서 사실 몇 분이 몇 번 보셨다라고 가늠하는…."


서현아 앵커

한 공연을 10번 넘게 본다, 충성도가 상당한데, 이 관람층이 흔들린다는 겁니까?


최이현 기자

네, 그렇습니다.


공고해보였던 마니아 층이 흔들리는 건데요.


티켓값이 오른 게 주된 원인으로 보입니다.


특히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저항을 받는 n차 관람객은 회전문을 1번도는 관객, 그러니까 10번 전후로 보는 마니아 층입니다.


15만 원짜리 티켓이 20만 원 꼴이 되다보니까, 10번 볼 걸 8번으로 줄이고, 8번 볼 걸 6-7번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이해를 하면 됩니다.


인터뷰: 주보미 뮤지컬 관람객

"20만 원까지 육박해 버리니 서너 번 보던 사람은 정말 두세 번으로 줄일 수밖에 없고 한 공연을 두 번 볼 거면 차라리 다른 공연 두 번 보는 게 실질적으로는 내가 문화 충전하는 거는 더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대극장과 중소극장 등 공연 유형에 따른 차이는 있을 수는 있는데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서현아 앵커

뮤지컬 시장에 조정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다고요?


최이현 기자

네, n차 관람객의 이동을 조정기 초기라고 감지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티켓 가격에 대한 저항성이 커졌고, 새로운 레파토리와 다채로운 공연에 대한 수요도 생기고 있는 것이죠.


또한 올해 상반기 굉장히 많은 공연들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브루노 마스를 비롯한 대형 외국 가수의 내한 콘서트부터, 워터밤, 흠뻑쇼 같이 오감을 자극하는 공연들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열리는 콘서트마다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사람들을 감동 시켰거든요.


이렇다보니, 새로운 문화욕구를 충족 시킬수 있는 공연으로 뮤지컬 n차 관람객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거죠.


전문가 의견,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종헌 교수 / 성신여대

"한국 뮤지컬 시장 전체로 봤을 때는 이게 아마 가격 저항을 통해서 조정 작업이 아닐까…."


서현아 앵커

이런 상황에 대해 공연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최이현 기자

네, 마니아층이 많은 작품 제작사를 중심으로, 조금씩 이러한 흐름을 감지하는 분위깁니다.


재도약을 위해선 특정 층을 주 타깃으로 한 레파토리, 내수시장의 한계 등 고질적 문제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최근 대형 제작사를 중심으로 창작 뮤지컬에 도전하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또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현대극으로 만들어서, 뮤지컬화 한 작품도 인기(데스노트)를 끌었습니다.


해외 뮤지컬의 라이선스를 사와서 국내에서 번안 후 작품으로 올리는게 일반적인 방식이었는데, 이젠 반대로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도전이 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한 문화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공연 환경도 진화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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