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기술' 국내 중소기업 뺏으려는 외국계 기업"

박하늘 기자 2023. 7. 2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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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계 기업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특수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경영권 탈취 시도 의심을 사고 있다.

억지로 자금난을 만들어 헐값으로 경영권을 넘겨받는 수법이 의심되는 가운데 국내 회사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법적대응을 시작했다.

현재 이 잉크필름을 제조하는 회사는 A사를 포함해 전세계 5곳 뿐이다.

A사의 부장급 이상 간부들은 오랜 논의 끝에 회사의 미래를 위해 주고객이자 전세계에 판매처가 확보된 M사에 주식을 매도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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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지분 확보하자마자 외상금 지급 중단
자금조달 타격 준 후 경영권 찬탈 의심
아산 영인면의 ID카드용 잉크필름 제조기업 A사 전경. 사진=독자 제공


한 외국계 기업이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특수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의 경영권 탈취 시도 의심을 사고 있다. 억지로 자금난을 만들어 헐값으로 경영권을 넘겨받는 수법이 의심되는 가운데 국내 회사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법적대응을 시작했다.

19일 대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아산 영인면 소재 산업용 필름 제조업체 A사는 2018년 일본이 90% 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잉크필름 기술을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이 잉크필름을 제조하는 회사는 A사를 포함해 전세계 5곳 뿐이다. A사는 지난해 매출 58억 원, 영업이익율 약 17%를 달성했다. 부채비율도 30% 안팎으로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틈새시장에서 명확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A사와 ID카드용 프린터 제조유통 기업으로 업계 5~6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스위스기업 M사는 2013년 무렵 공급사와 수입사로 관계를 맺었다. A사 수익 중 M사의 비중은 약 20% 선에서 지난 2018년 신기술 개발 후에는 50% 이상으로 늘었다. 이 무렵부터 M사는 A사에 지분 51%를 사겠다고 제안해 왔다. M사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조건을 제시했다. A사의 부장급 이상 간부들은 오랜 논의 끝에 회사의 미래를 위해 주고객이자 전세계에 판매처가 확보된 M사에 주식을 매도키로 결정했다.

A사 대표 B씨는 올해 3월 M사에 5년간 독립경영을 약속받는 조건으로 과반의 지분을 넘겼다. M사는 5년 동안 나머지 지분을 모두 매입키로 했다. 인수의향서에도 관련 조항을 넣었다.

과반 지분을 확보한 M사의 태도는 급변했다. 먼저 10년간 A사와 M사의 거래에서 통역을 맡았던 여성을 M사의 대응업무를 담당하는 '비즈니스 코디네이터'로 채용하라고 강요했다. 자사 아시아 영업담당자인 베트남 여성의 급여도 A사에서 지급토록 했다.

지난 4월부터는 M사가 A사에 외상매출금 지급을 멈추며 자금조달에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외상매출금은 약 15억 원으로 이 중 10억 원은 이미 지불약속기한을 넘겼다. A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의 60%다. 지분 매입 후 발생한 M사의 간주취득세도 A사가 대납했다. 이윽고 M사는 공급사를 바꾸겠다며 압박하는가 하면 다른 판매처와의 미팅도 막는 행태도 보였다. A사는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B씨의 경영권 탈취시도도 일어났다. M사는 이달 11일 이사회를 소집해 B씨를 해임하고 M사의 CEO인 이탈리아 남성 S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튿날 S씨는 신임 사장이라며 신원불상의 한국인 남성을 대동해 A사를 찾아와 직원 면담을 진행했다. 직원들이 항의하자 인사조치도 이뤄졌다. 이달 13일 오전에는 신임사장 한국인이 A사에 출입하려 하자 경찰에 제지당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무단침입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 한국인에게 신분증을 요구했지만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사 전체는 혼란에 휩싸였다. A사 관계자는 "자금난을 만들어 가치를 떨어뜨리고 회사를 취득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사는 법적대응을 시작했다. 대전일보는 B씨에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정확한 내용을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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