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출동에 허위 보고·늑장 대응까지…청주흥덕경찰서 '총체적 난국'

국무조정실 "실제로 출동하지 않은 채 전산 조작해 허위 보고"...경찰관 6명 대검에 수사 의뢰

지난 17일 궁평2 지하차도에서 구조인력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 /청주=이동률 기자.

[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24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 관할 경찰서인 청주흥덕경찰서가 거짓 출동 및 허위 보고, 늑장 대응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정희영 흥덕경찰서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전 10시쯤 오송파출소장에게 유선으로 사고 현장 상황을 처음 보고 받았다. 이는 사고가 난 지 약 1시간 20분이 지난 시점이다.

이후 정 서장은 오전 11시쯤 갑호비상 명령을 내렸지만 궁평2지하차도는 이미 침수돼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후였다.

이 같은 늑장 대응도 문제지만 거짓‧허위 보고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7시 2분과 오전 7시 58분에 지하차도 긴급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를 2차례 접수한 뒤 사고가 난 2지하차도가 아닌 1지하차도로 출동했다고 밝혔지만, 국무조정실 감찰 결과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출동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당시 경찰이 실제로 출동하지 않은 채 전산 조작해 총리실로 허위 보고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의 범죄 혐의점을 발견했다"며 "경찰에게 경찰을 수사하는 것을 의뢰할 경우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의뢰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을 감찰 중인 국무조정실은 사고와 관련된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이날 관할 검찰청인 청주지검 배용원 검사장을 본부장, 대검 정희도 감찰1과장을 부본부장으로 하고 재해 수사 경험 및 전문역량을 갖춘 검사들을 파견했다.

지난 15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폭우로 인근 미호강 물이 들어차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면서 14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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