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트라우마에 코로나까지...이재민 건강 '위험'
[앵커]
폭우로 큰 피해를 본 경북 북부에서는 아직 천 명 가까운 주민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요.
산사태가 났던 그 날의 악몽 같은 기억과 길어지는 대피소 생활에 따른 건강 악화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이른 새벽 산사태로 몸만 간신히 빠져나온 주민들.
한순간에 집과 가족, 이웃을 잃은 이들은, 그 날의 악몽 같은 기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 또 한 번 많은 비가 예고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황기순 / 경북 예천군 천향2리 : 잠을 못 자요. 불안해서, 집이 아니라 여기(대피소) 와도 자꾸 지금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집이 무너질까 봐. 지금도 누워 있으면요, 그 돌 구르는 소리가 '쿵, 쿵' 하는데….]
국가 트라우마센터가 '마음 안심 버스'를 통해 이들의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령층 이재민들의 심리 상담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피해 지역과 대피소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정경애 / 영남권 트라우마센터 팀장 : 불안해하고, 불면이라든지 신체적인 호소들을 많이 하고 계시고, 순간순간 눈물이 난다든지 그런 증상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 대상으로 이제 심리적 응급조치가 필요하고….]
산사태로 마을 대부분이 분뇨와 동물 사체, 생활 쓰레기 등으로 뒤덮인 만큼 전염병에 대한 걱정도 큽니다.
한여름 날씨 좁은 대피소에 많은 인원이 생활하는 만큼 각종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천군 벌방리 임시 대피소에서 주민 5명이 한꺼번에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배유남 / 경북 예천군 벌방리 : 코로나가 제일 걱정이라, 또 지금 봐서는 어른들이. 그러니까 서로서로 조심해야지. 마스크는 꼭 쓰고.]
여기에 불편한 바깥 생활이 길어지면서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 후유증도 우려됩니다.
이재민 대부분은 60세 이상 고령층인 만큼, 2차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이영재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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