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 비타민D 농도 높을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 감소”

강북삼성병원 연구팀 23만명 관찰
조기 발병 원인 비타민 부족 분석
20분 이상 햇볕, 보충제 복용 권고

나이와 관계없이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높을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연구팀은 2011~2018년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23만여명을 6.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대상자를 50세 미만과 50세 이상의 두 그룹으로 나눠 혈중 비타민D 농도에 따른 대장암 발생 위험률을 분석했다. 혈중 비타민D 농도는 건강한 인구집단에서의 권고 수치인 ‘20ng/㎖ 이상’인 그룹과, ‘10~19ng/㎖’ 그룹, ‘10ng/㎖ 미만’ 그룹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전체 연령층에서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높을수록 대장암 발생 위험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타민D 혈중 농도가 가장 높은 ‘20ng/㎖’ 그룹은 가장 낮은 ‘10ng/㎖ 미만’ 그룹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50세 미만의 경우 59%, 50세 이상은 48% 낮았다.

50세 이전에 발병하는 조기 대장암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근 10년간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 국내에서도 20~49세 성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빠르게 상승해 조사 대상 42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조기 대장암의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야외활동 감소와 운동 부족, 가공식품 섭취, 불규칙한 수면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현재 50세 미만의 성인은 대장암 검진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아 조기 발견이나 발병 후 관리가 어려우므로 예방을 위해 생활습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유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요즘 젊은 연령에서 보고되는 조기 대장암의 가파른 증가가 비타민D 부족에 기인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특히 50세 미만의 성인은 20분 이상 햇볕을 쬐고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며 필요시엔 보충제도 복용하는 등 비교적 간단한 생활습관의 변화로도 대장암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