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노골적 ‘식량 무기화’… 우크라 ‘악마의 무기’로 반격 [뉴스 투데이]

이지안 2023. 7. 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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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식량 무기화'로 세계 곡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는 협정 파기를 선언한 다음 날부터 21일까지 연속 나흘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주요 거점인 오데사 항구와 미콜라이우에 공습을 퍼부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저녁 "러시아의 공습으로 6만t의 곡물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부터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며 곡물 운반선 공격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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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협정 파기’ 러, 항구 등 공습
흑해 운반 선박까지 공격 가능성
美, 우크라의 집속탄 사용 인정
푸틴 맞대응 땐 전황 격화할 듯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로 세계 곡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악마의 무기’ 집속탄을 전장에 투입, 반격 수위를 높였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밀 선물 가격은 이날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약 27.2㎏)당 7.33달러를 기록,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파기를 선언한 17일 이후 11%가량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국제 밀 가격이 최대 13%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있는 한 곡물 저장 창고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불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밀뿐 아니라 옥수수(12월 인도분)도 6%가량, 대두(11월 인도분)는 2.7% 올랐다. 이는 러시아가 식량 무기화 전략을 본격화한 탓이다. 러시아는 협정 파기를 선언한 다음 날부터 21일까지 연속 나흘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주요 거점인 오데사 항구와 미콜라이우에 공습을 퍼부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저녁 “러시아의 공습으로 6만t의 곡물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곡물 6만t이면 27만명 이상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오데사항 공습 과정에서 중국 영사관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데사 중국 총영사관 인근에서 폭발이 발생해 그 충격으로 총영사관 외벽과 창문 일부가 파손됐다”며 “총영사관 인원은 이미 철수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부터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겠다”며 곡물 운반선 공격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러시아의 식량 무기화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최종 목적이 자국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 완화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흑해를 오가는 상선들의 보험료를 올려 선주들이 이 지역을 기피하게 만들고, 결국 곡물 수송량을 크게 줄여 곡물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뒤 서방과 제재 완화 협상에 나서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NYT에 말했다.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의 한 밀밭에서 콤바인이 밀을 수확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나 서방 역시 호락호락하게 제재를 풀어줄 가능성이 작아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집속탄을 꺼내 들며 반격 수위를 높였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지난주부터 전선에서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인정하며 “러시아의 방어 대형·기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강철비’라 불리는 집속탄은 폭탄 하나에 수십∼수백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 있어 한 번 터뜨리면 여러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무차별 살상 폭탄이다. 살상 범위가 넓고 불발탄에 따른 민간인 피해도 커 전 세계 120개 국가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해바라기밭에 집속탄 로켓이 꽂혀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집속탄을 사용할 경우 러시아도 같은 탄약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지난주 경고한 바 있어 보복전이 이어질 경우 전황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이지안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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