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경 전 자궁절제술 받으면 뇌졸중 위험 높아”
완경(폐경) 이전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조기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뇌졸중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병권 심장내과 교수와 인제대 상계백병원의 김병규 심장내과 교수, 육진성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심뇌혈관 질환은 전 세계 여성의 최대 36%가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어 여성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월경이 끝난 여성은 심혈관질환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경이 중단되면서 적혈구의 용적률을 나타내는 ‘헤마토크리트’ 수치와 저장 철분 수치가 증가해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고 끈적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적혈구가 응집해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진은 월경이 정기적으로 피를 뽑아내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보여 여성을 심뇌혈관 질환으로부터 보호한다고 봤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자궁절제술을 받아 조기에 월경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 자료은행 자료를 바탕으로 2011~2014년 40~49세에 해당한 여성 13만5575명을 자궁절제술 그룹과 자궁비절제술 그룹으로 나눠 8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자궁절제술 그룹의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년에 115건으로, 자궁비절제술 그룹의 96건보다 25%가량 더 높았다. 특히 뇌졸중 위험은 자궁절제술 그룹에서 30% 더 높게 나타났다. 심근경색과 관상동맥 재관류술의 발생률은 그룹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병권 교수는 “월경이 멈추면서 혈액 흐름의 특성에 변화가 일어나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여성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헌혈하는 성인의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이 훨씬 낮다는 이전 연구와도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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