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으슬으슬’···갑상선 탓이라고?

김태훈 기자 2023. 7. 2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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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병과 닮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
손발 붓고 의욕은 ‘뚝’
초기에는 증상 안 보여
채혈 검사로 확인 가능

에어컨 가동시간이 늘어나는 여름철을 맞아 흔히 ‘냉방병’이라 부르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냉방병은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이 지속될 경우 나타나는 가벼운 감기와 몸살 증세, 권태감 등을 가리킨다. 그런데 갑상선 기능 저하증 역시 갑자기 추위를 타고 피곤함과 무기력증이 심해지는 등 냉방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이를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냉방병은 보통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두통과 콧물, 재채기를 주로 호소하며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을 때가 많다. 몸이 나른해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손발이 붓거나 심할 때는 허리나 무릎, 발목 관절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 과장은 “여성은 남성보다 냉방병에 취약해 생리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며 “이런 증상을 에어컨 때문에 발생한 냉방병인 줄 알고 지내다 갑상선 질환이라는 진단을 뒤늦게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신호를 받아 신체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유지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든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이 갑상선 호르몬의 양이 인체에 필요한 양보다 부족해 체내 에너지 대사가 저하된 상태를 뜻한다.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있어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와 갑상선에서 호르몬을 만들도록 하는 신호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이에 따라 추위를 타거나 몸이 붓고 체중이 증가하는 등의 증상들이 나타난다. 여기에 만성피로와 무기력, 무관심 등 의욕이 크게 저하되는 증상 또한 보이며 피부가 차고 거칠어지기도 한다. 여성은 월경주기의 변화와 함께 월경 과다가 동반되기도 한다. 갑상선 호르몬이 심하게 부족한 경우에는 혼수로 정신을 잃는 등 신경학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문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걸린 대다수 환자들이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고 그마저도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그 원인을 갑상선 질환으로 인식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나타나는 증상도 쉽게 피곤하거나 추위를 타는 등의 막연한 증상이 대부분이다. 특히 여름에는 냉방병 때문에 추위를 타고, 손발이 붓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약물로 호르몬 보충 시
갑상선 기능 정상화
멋대로 약 중단 땐
증상 무관 건강 위협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채혈 검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검사에서 갑상선 호르몬인 T4 또는 T3의 농도가 정상보다 낮게 측정된다면 이 질환으로 진단한다. 치료 방법은 갑상선 호르몬 제제를 복용해 모자라는 만큼의 호르몬을 보충하고, 지속적으로 투약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로 갑상선 기능을 정상으로 만들 수 있지만, 환자가 의료진의 안내를 무시하고 스스로 약 복용을 중지하거나 반대로 지속하면 위험하다. 갑상선 기능이 정상 유지되지 못해 증상과 관계없이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정홍규 과장은 “과거에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갑상선 기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냉방병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이 일부 유사하지만 치료 방법은 다르기 때문에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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