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못 찾은 뇌출혈 초등생…2주 만에 숨져
[KBS 대전] [앵커]
어린이 응급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조치가 늦어지면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대전에서도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한 초등학생이 구급차에 탄 채 한 시간을 허비하다 겨우 긴급수술을 받았는데 2주 만에 끝내 숨졌습니다.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내 엘리베이터에 탄 여학생이 몸을 휘청입니다.
이내 바닥에 누워 머리를 잡고 고통스러워합니다.
지난달 3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여학생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처음 두통을 호소한 뒤 119구급차에 오르기까지 학교에서 이미 한 시간을 보낸 상황, 한시가 급했지만 대전 시내에서 어린이 응급환자를 받아주겠다는 종합병원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여학생 어머니 : "119 구급대원께서 지금 잡히는(받아주는) 곳이 없는데, 외곽으로 나가도 괜찮겠습니까 라고 물으셔서..."]
구급차에 탄 지 한 시간 만에 35km 떨어진 세종 지역의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후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뇌출혈로 2주 뒤 숨진 겁니다.
[여학생 아버지 : "이미 도착했을 때 출혈량이 많고 시간이 좀 지났고 의학적으로는 소생 가능성은 없다고..."]
병원들은 하나같이 어린이 응급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의료진이나 시설이 부족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호현/전국공무원노조 대전소방지부 : "전화를 다 돌리면 안 되는 병원이 더 많아요. 중환자실 없다, 응급병상이 없다, 전문의가 없다, 격리실 없다..."]
어린이 응급 의료 공백을 막을 대책 마련이 지지부진한 사이, 또 한 생명이 병원을 찾아 헤매다 치료 시기를 놓쳐 결국 숨졌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촬영기자:강수헌
김예은 기자 (yes2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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