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x김대호, 우리가 날 것에 열광하는 이유[Oh!쎈 펀치]
[OSEN=박소영 기자] 요새 MBC 예능의 폼이 미쳤다. 엔터 왕국이란 타이틀을 되찾은 모양새다. 그 중심에 기안84와 김대호 아나운서가 있다. 전현무를 위협하는 연예대상 후보인 기안84와 MBC가 발굴하고 키운 예능 보석 김대호의 공통점은 모두 ‘날 것’ 그 자체라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11일 첫 방송된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로 불리는 인기 웹툰작가 겸 방송인 기안84(본명 김희민)가 버킷 리스트였던 나라로 떠나는 여행 예능이다. 파일럿으로 시작해 어느새 MBC 대표 예능으로 정규 편성 됐다.
시즌1에서는 기안84와 배우 이시언, 유튜버 빠니보틀(본명 박재한)이 남미 여행을 떠나 호평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기안84와 유튜버 덱스(본명 김진영), 빠니보틀이 인도로 떠난 시즌2가 방송 중이다. 지난달 11일 시즌2 첫 방송이 4.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한 뒤 5% 후반대의 안정적인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인기 요인은 단연 기안84의 대충대충 하는 여행 매력이다. 기안84는 현지에 녹아든 날 것 그대로의 여행으로 보는 이들을 감탄하게 만든다. 비행 한 시간 거리의 일본 정도도 아닌 남미와 인도를 여행하는데 짐 가방은 하나 뿐이다. 수영한 옷을 그대로 땅바닥에 누워 말려 입는가 하면 소금 호텔 벽을 긁어 양치질을 하기도 한다.
인도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다 늦어지자 현지인들처럼 플랫폼 바닥에 드러누워 잠을 청했다. 덱스는 입에도 못 대는 인도의 카레 도시락도 기안84는 어찌저찌 먹어치웠다. 현지인의 결혼식에 즉석으로 초대돼 춤판을 벌인 것도, 호스트에게 고맙다며 아이를 위한 학용품과 축구공을 선물한 것도 기안84가 원한 즉흥 여행의 매력이었다.
이에 김지우 PD는 OSEN과 인터뷰에서 “다른 삶을 살아보려는 모습들을 젊은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저희가 여행을 가면 좋은 리조트, 휴양할 수 있는, 다 갖춰진 곳에서 쉬는 걸 여행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기안84가 생각하는 여행들은 낯설고 가기 힘든 곳에서 생활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 곳에서 재미있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이나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함께 맛보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2011년 입사해 어느새 13년차 MBC 대표 아나운서로 자리잡은 김대호는 최근 MBC의 아나운서국 유튜브 채널 '뉴스안하니'와 보도국 유튜브 채널 '14F 일사에프' 콘텐츠 '4춘기'에서 일상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인왕산 끝자락 단독 주택에서 유유자적한 자연인 같은 그의 행보는 '아나운서'에 대한 틀을 깬 소탈한 인간미로 호평을 받았다.
아나운서계 기안84로 불릴 정도로 김대호 역시 날 것 그대로의 삶을 앞세우고 있다. 개조한 주택과 직접 만들었다는 야외 호장마차, 그곳에서 매운 족발과 막걸리 먹방을 펼치더니 소주도 병째 마시며 기존의 깔끔한 아나운서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방바닥에서 VR 게임을 하며 비키니 입은 여자가 보인다고 수줍게 웃는 그는 편견을 깨기 충분했다.
OSEN과 만난 자리에서 김대호는 "나의 삶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도 했다. 하다 못해 제가 다마스를 타는 것도, 저한테는 그 차가 유희인데 어떤 분들에게는 삶이 달린 일이라 혹시 불편하진 않으실까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많은 분들이 오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편하게 제 일상을 봐주시는 게 고맙고 감사했다. 덕분에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그는 “"더 편하게 하자고 생각했다. 지상파는 예전부터 쌓아온 공영방송의 이미지들이 있다. 바른 말을 써야 하고 정치적 중립성 지켜야 하고. 그런데 유튜브에서도 그럴 수는 없지 않나. 다행히 용인이 됐다. 있는 그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했고 임하려 한다. 최근에는 콘텐츠 본부장상을 받기도 했다”며 활짝 웃었다.
우리가 기안84와 김대호의 예능에 열광하는 이유? 바로 날 것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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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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