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길을 잃었다 [Oh!쎈 초점]

선미경 2023. 7. 2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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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선미경 기자] '중소돌의 기적' 피프티 피프티가 길을 잃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지 못하고 방향을 잃은 모양새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데뷔 7개월 만에 K팝 그룹의 신기록을 쓰고도 마음껏 축배를 들지도 못한 채 논란만 남기고 있는 상황. 소속사와의 전속계약 분쟁에 ‘큐피드(CUPID)’의 저작권 분쟁까지 더해지며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짧은 영광 이후 불거진 갈등에 갈 곳을 잃은 피프티 피프티다.

피프티 피프티의 소속사 어트랙트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 외주 용역 업체 더기버스의 소송전이 격화되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가 지난 6월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가운데, 어트랙트는 외부 세력 개입을 주장하며 더기버스를 지목했고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했다. 또 21일엔 실무자인 더기버스의 임원 백모 씨를 상대로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더기버스의 안성일 대표(SIAHN)가 ‘큐피드’의 저작권을 취득하는데 의혹을 제기하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 지급 보류 신청을 한 상태다. 더기버스 측은 어트랙트의 ‘외부 세력’ 주장에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히며 법적 대응을 알리기도 했다. ‘큐피드’의 저작권 분쟁까지 더해지면서 양측의 주장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피프티 피프티는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멤버 4인은 지난 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활동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들은 투명하지 않은 정산과 건강 관리 의무 등을 위반해 신뢰를 잃었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5일 첫 공판이 열렸고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피프티 피프티 대 어트랙트, 어트랙트 대 더기버스의 갈등과 분쟁이 길게 이어지면서 팀의 입지까지 흔들리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K팝 업계에서 이제 막 이름을 알렸고, 탄탄하게 기반을 쌓아 올려야 하는 시기에 터진 갈등 때문이다.

당초 피프티 피프티는 ‘큐피드’가 글로벌 숏폼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이름을 올려 팀을 알리게 됐다. 데뷔한 지 7개월 된 신인으로서는 매우 놀라운 성과였다. ‘큐피드’는 ‘핫 100’ 차트 롱런은 물론, 영국 오피셜 차트 등 글로벌 성과를 거두면서 인지도를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뮤지션 샘 스미스, 두아 리파 등과 영화 ‘바비’의 OST에 참여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중소 기획사에서 터트린 대박에 피프티 피프티는 ‘중소돌의 기적’이 됐다.

피프티 피프티에게 지난 몇 주는 그야말로 ‘물 들어오는 시기’였다. ‘큐피드’가 대박을 터트리며 글로벌 관심이 쏟아졌고, 팀을 확실하게 알릴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였다. 사실 ‘큐피드’ 곡 자체에 대한 인기는 뜨거웠지만, 멤버 4인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았던 상황. 피프티 피프티는 이 기회를 살려서 멤버들에 대한 인지도도 높이고 확실하게 팀의 존재감을 굳혔어야 했다. 그랬다면 ‘중소돌의 기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갈등이 불거졌고, 활동을 멈췄다. 그리고 이젠 피프티 피프티를 더 이상 ‘중소돌의 기적’으로 부르지 않게 됐다.

물론 모든 갈등이 마무리된 후 ‘큐피드’를 부른 피프티 피프티 멤버 4인도 다시 대중에게 기억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연일 쏟아지는 분쟁 이슈만 이들을 둘러싸고 있을 뿐이었다. 더욱이 ‘큐피드’의 저작권까지 의혹과 분쟁의 중심이 되면서 대중에겐 피로감만 남아 있게 됐다.

더불어 피프티 피프티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곡 '큐피드'의 저작권 분쟁 역시 이들을 흔들고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특히 '큐피드'를 작업한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즉 시안 프로듀서가 어트랙트와 분쟁 중이기에 더 문제가 큰 것. 이들은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해왔고 '큐피드'의 대박을 함께 완성했다. 어트랙트와 더기버스 분쟁의 진실은 알 수 없지만, '큐피드'의 기적을 만든 이들이 서로 등을 돌렸기에 모든 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또 다른 기적을 가능하게 할지 의문이다. 

‘중소돌의 기적’으로 모두에게 축하를 받고 중소 가요 기획사의 희망이었던 피프티 피프티, ‘큐피드’만 남기고 이렇게 홀연히 사라진 그룹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seon@osen.co.kr

[사진]어트랙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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