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업 위해서면 빨리"…KBO의 ML화, 왜 감독들은 반겼나[SPO 이슈]
[스포티비뉴스=사직 윤욱재, 광주 김민경, 대전 박정현 기자] "찬성이다. 스피드 촉진을 위해서라면 빨리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KBO리그의 메이저리그화 시도를 현장에서는 찬성하는 분위기다. 세부 내용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흥행을 위해서라도 경기 시간을 줄이는 노력은 필요하다는 데 감독들의 의견이 모였다.
KBO는 20일 KBO리그 전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피치클락, 연장 승부치기 등 메이저리그 경기 제도를 대거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시간을 단축하고, 스피드업과 무승부를 폐지해 흥미와 관심을 제고하는 게 골자다. 또 평소 리그에서도 국제대회 규정을 적용해야 선수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피치클락과 연장전 승부치기 제도는 2024년 시즌부터 시범 운영 및 제도 도입을 준비한다. 베이스 크기 확대와 수비 시프트 제한, 한 투수 등판 후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 종료까지 투구해야 하는 규칙 역시 2025시즌 적용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이에 "찬성이다. 피치클락도 그렇고 스피드업을 위해서라면 빨리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투수 세 타자 상대 규정은) 지금 가장 시급한 게 투수 교체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다. 그 제도도 빨리 시행돼야 시간이 조금 단축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선수들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환영한다. 메이저리그는 우리보다 역사가 훨씬 더 깊고, 경험이 많다. 야구 보시는 분들이 덜 지루할 수 있는 야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 충분히 공감하고, 좋은 건 따라가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연장 승부치기 제도는) 무승부가 있는 것보다는 4시간 고생해서 승리하거나 패배하거나 둘 중 하나 결과를 얻는 게 낫다고 본다. 미국도 처음에는 (위 제도 도입을) 반신반의했는데,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 처음에는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하다보면 한마음으로 일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래리 서튼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단장님이 지금 뉴욕에 가서 트리플A 경기를 보면서 피치클락이 어떻게 도입이 됐고, 룰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고 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KBO 차원에서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시행하는 제도를 따라간다면 국제 경기 룰에 익숙해질 것이고, 선수들에게도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한국야구 발전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경기를 운영하는 감독으로서 구원투수가 나오면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는 규칙도 적용된다면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하는 점이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야구 역사가 한참 앞서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여러 시험 단계를 거치고 도입한 제도다. 팬 한 분이라도 더 야구장에 올 수 있도록 지루하지 않은 경기를 위한 결정이라 생각하기에 현장에서도 불편하고 어색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제도에 맞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피치클락은 투수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올겨울 준비할 시간이 있다. 관중들도 이제 흥미롭게 관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정적 의견이 없는 건 아니었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스피드업을 위해서 분명 필요한 조치다. 야구는 메이저리그를 따라가는 게 맞다고 본다. 우리는 수비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하는 팀인데, 이 방법도 다시 또 보강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세 타자 의무 상대 규정은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할 듯하다. 아직 국내 선수들에게 시기가 빠르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장단점이 있다. 시간이 흥행에 절대적인가 의문인 사람이다. 빨리만 끝난다고 재미있을까. 흥행을 위해서는 인기팀의 선전과 타고투저가 필요하다. 타고투저는 예측 확률이 떨어지니 흥미진진한 것이다. 3~4시간 경기한다고 팬들이 재미없다고 이야기할까. 반반이라고 본다. 빨리 끝내는 게 목적이 아닌 흥행을 위한 논의가 됐으면 한다"면서도 "승부치기는 개인적으로 이제 무승부가 많으니까 괜찮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메이저리그 제도 도입과 스피드업에 대해서는 현장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듯하다. 제도가 유연하게 KBO리그에 스며들 수 있도록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 더 현장과 소통하고, 적응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대대적 변화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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