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만의 ‘수업료 납부’…‘평생의 빚’ 갚은 8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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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평생 잊지 않았습니다. 이제라도 드려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9일, 충북 충주여자고등학교를 찾은 이 학교 9회 졸업생 임병순(85)씨의 손엔 이런 내용이 적힌 자필 메모와 함께 두개의 돈봉투가 들려 있었다.
125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전달받은 이춘형 교장과 교사들은 임씨의 사연에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임씨의 사연은 이 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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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만에 모교 찾아 졸업장 받고
학교발전기금 1250만원 기탁
“늦었지만 평생 잊지 않았습니다. 이제라도 드려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9일, 충북 충주여자고등학교를 찾은 이 학교 9회 졸업생 임병순(85)씨의 손엔 이런 내용이 적힌 자필 메모와 함께 두개의 돈봉투가 들려 있었다. 봉투 하나에는 당시 수업료를 오늘날 화폐가치로 산정한 250만원, 또 하나에는 이자 1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1250만원의 학교발전기금을 전달받은 이춘형 교장과 교사들은 임씨의 사연에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66년 만에 모교를 찾기까지 과거에 졌던 ‘평생의 빚’을 갚고, 후배들에게 학교사랑을 전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
임씨의 사연은 이 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195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업료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그는 당시 담임교사 권모씨에게 휴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권모 교사는 공부를 계속 해야 한다며 휴학을 허락하지 않았다.
담임 선생님의 배려 덕분에 무사히 고교 과정을 마치고, 박사 자녀 3명을 둔 어머니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졸업장을 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인생을 되돌아보며 자서전을 준비해온 임씨는 지난달 모교에 전화를 걸었다. 학교 측은 임 씨가 9회 졸업생 명단에 포함됐음을 확인하고, 여동생 부부와 남동생을 동반해 학교를 찾은 임씨에게 졸업장을 전달했다.
충주여고는 이번 발전기금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재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춘형 교장은 임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원대한 꿈을 지니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도전하는 후배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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