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삶의 터전 무너뜨렸다”…검찰, ‘빌라왕 배후’ 징역 8년에 항소

숨진 빌라·오피스텔 임대업자 정모 씨 사건과 관련해 실제 집주인, ‘빌라왕’의 배후로 추정되는 신모씨가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서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 피해자들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렸습니다.”

빌라 수백채를 사들여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된 업자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자 검찰이 형량이 낮다며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이정렬 부장검사)는 21일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신모(39)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신씨는 2017~2020년 자신의 업체에 명의를 빌려준 바지 집주인, 즉 ‘빌라왕’을 여러명 두고 무자본 갭 투기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전세 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올해 2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사망한 정모씨를 포함해 여러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 수도권에서만 임차인 37명을 상대로 전세보증금 약 8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나타났다.

신씨는 1심에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피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신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선고된 형량이 구형량인 징역 13년에 비해 가볍다고 보고 항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다수의 ‘빌라왕’을 적극 모집·관리한 점, 상당한 금액의 리베이트 이익을 취득한 점,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 피해자들의 삶의 터전을 무너뜨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형했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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