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무차별 칼부림 사건…100m 골목에서 4차례 범행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이른바 무차별 칼부림 사건이 벌어져 행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은 범행을 저지른 조모씨(33)를 현장에서 검거해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21일 오후 2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으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등 3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조씨는 신림역 인근 음식점·주점이 밀집한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지나던 20대 남성에게 달려들어 수십차례 흉기를 휘둘렀고, 저항하던 피해자가 쓰러진 이후에도 두세 차례 더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가 완전히 쓰러진 것을 확인한 조씨는 흉기를 소지한 채 이동해 다른 피해자에게 달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범행을 저지른 장소는 인적이 드물거나 외진 곳이 아니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A씨는 “주변에 일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조씨의) 손에 피가 잔뜩 묻었고, 여유 있게 걸었다”고 말했다.
조씨가 신림역 인근 대로변에서 골목 안쪽으로 들어오면서 연이어 범행을 저지른 점에 비춰볼 때 ‘묻지마 범행’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씨 범행은 음식점·주점이 늘어선 골목 100여m 내에서 이어졌는데, 4곳의 장소가 모두 달랐다. 피해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A씨는 “슈퍼 앞을 지나던 커플 중 남성을 (흉기로) 찔렀다”며 “여성은 갑자기 남성이 쓰러지니 놀라서 서 있었고, (조씨가 남성을) 수차례 찔렀다”고 말했다.
인근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B씨는 “어떤 여성분이 ‘살려달라’며 가게로 뛰어 들어왔다”며 “‘문을 잠궈도 되냐’고 묻더라”고 했다. A씨는 “(인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막대기를 들고 (조씨를) 쫓아가고 있었다”면서 “이후 저기서 ‘도와달라’는 소리가 막 들렸다”고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의 국적은 한국이며 폭행 등 전과 3범인 것으로 확인됐다. 처음 사건이 알려진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조씨가 중국교포라거나 전과 17범이라는 소식이 확산됐는데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으로 이송된 3명 중 30대 남성 1명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 사람을 찌르고 도망간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후 2시20분쯤 현장에서 조씨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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