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집중호우로 회복 불능에 빠진 ‘논콩’…전북 김제·군산 등 피해 심각

이상희 2023. 7. 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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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들어 반복된 집중호우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논콩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지훈 NH농협 김제시지부 농정단장은 "김제 논콩 재배면적이 5230㏊로 전국 최대인데, 이번 비로 대부분 논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도에서 2500㏊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지만 현장의 농민들은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전체 면적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할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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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말부터 반복된 비로 생육이 한달 가량 지연
약한 상태에서 침수피해 입으며 망가진 것
완전히 녹아버리거나 이파리가 누렇게 말라버린 콩 허다
시간 빠듯하고 모종 부족해 새로 심기도 어려울 것
피해회복 방안 마련과 함께 장기적으로 장마에 강항 품종 고민해야
전북 군산시 대야면 지경리에서 콩농사를 짓는 함인성씨가 집중호우 피해로 진흙을 뒤집어쓴 논콩을 보며 “올 농사는 망쳤다”며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군산=현진 기자

7월 들어 반복된 집중호우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논콩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산지인 전북지역의 피해 정도가 심해 농가들 사이에서는 ‘올 농사는 끝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18일까지 이어지던 폭우가 소강상태를 보이며 침수됐던 논에 물이 빠지면서 전남북 지역 곳곳에서 논콩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흙탕물을 뒤집어쓴 이파리들은 누렇게 말라가고 심한 곳은 아예 녹거나 떠내려가 형체조차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그나마 상태가 나은 논콩도 아래쪽 순들이 누렇게 변해 타죽은 것들이 허다하다.

특히 김제 상황이 심각하다.  7년째 논콩을 재배하는 정대일씨(41)는 “6월말부터 반복된 장마로 약해져 있던 콩이 이번 폭우에 모두 망가져 버렸다”며 “비가 그쳐 요 며칠 영양제와 뿌리발근제 등을 뿌리면서 열심히 방제하고 있지만 생육이 아예 멈춘 상태라 얼마나 회복될지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6월말에 정식한 어린 콩은 물론 일찍 정식한 콩마저도 줄기가 예년 이맘때의 절반도 안 되는 데다 순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등 예년에 비해 생육이 한달 정도 지연된 탓에 정상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최지훈 NH농협 김제시지부 농정단장은 “김제 논콩 재배면적이 5230㏊로 전국 최대인데, 이번 비로 대부분 논이 영향을 받았다”면서 “도에서 2500㏊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지만 현장의 농민들은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전체 면적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할 정도”라고 말했다.

인근 군산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야면 지경리의 콩농가 함인성씨(50)는 “6월5일에 파종한 콩이 이번 비에 모두 잠겨버렸다”면서 “9만9113㎡(3만평)에 콩을 심었는데 올 농사는 완전히 망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피해를 만회할만한 대안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콩이 완전히 망가지면 논을 갈아엎고 새로 정식해야 하는데, 콩 생육 특성상 아무리 늦어도 7월말까지는 정식을 끝내야 해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정씨는 “재해보험에 든 농가들은 경작 불능으로 논을 갈아엎으려면 손해평가를 먼저 해야 하는 데 불과 일주일 남짓 동안 손해평가를 하고 보상이 확정되고 새로 정식까지 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건 좋은데 그도 어떤 대책과 보상이 나올지 빨리 알아야 농가들이 이후에 어떻게 할지 결정할 텐데 아무 정보도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신속히 복구하고 새로 정식한다고 해도 그 기간에 심을 수 있는 건 녹두밖에 없는데, 녹두는 전략작물직불금 대상 작물이 아니라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김동훈 한국국산콩생산자연합회 사무국장은 “설혹 정부가 녹두를 심도록 허용해준다고 해도 모종을 충분히 공급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재정식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방식의 피해보상이 논의돼야 하고 장기적으로는 장마에 강한 작물을 전략작물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식 집계한 논콩 피해 면적은 19일 현재 5716㏊로 전체 논콩 재배면적  2만91㏊(전략작물직불금 신청 기준)의 2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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