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내가 누군지 알지”…서이초 악성 갑질 부모, 직업 알아보니
법조인 부모가 유독 많아
21일 서울교사노동조합이 최근 2~3년간 서이초에서 근무했거나 현재 근무 중인 교사들의 제보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A씨의 학급 학생이 연필로 뒷자리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이 있고 난 후, 가해자 혹은 피해자의 학부모가 A씨의 개인 휴대전화로 수십 통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A씨에게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 등의 폭언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학부모가 수십 통의 전화를 했다고 증언한 교사에 따르면 A씨는 “내가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준적이 없고, 교무실에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내 번호를 어떻게 알고 전화했는지 모르겠다. 소름끼친다. 방학 후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야겠다”고 말했다. 또 A씨의 학급에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수업 시간에 소리를 지르는 학생이 있었는데 A씨는 “출근 할 때 그 학생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며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A씨와 같은 학년 소속은 아니었으나 같이 근무했던 또 다른 교사 역시 “고인의 학급에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학생이 있어 A씨가 매우 힘들어 했다”고 증언했다.
서초구는 대법원과 대검찰청,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등이 위치한 만큼 법조인이 많은 지역이다. 지난 2012년부터 학교폭력 처분 이력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면서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자, 학폭위 심의가 소송전으로 번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서이초를 방문해 임시 추모 공간에서 헌화한 후 “일부 학부모의 갑질 민원 제기 (의혹)에 대해서 사실 확인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노조에서 제기한 의혹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서이초 교사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서초경찰서는 숨진 교사 A씨가 일했던 학교의 교장·교감을 포함, 교사 60여명 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노조 측이 이러한 증언을 한 동료 교사들이 누군지 경찰에 공개하지 않으면서 경찰은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학교 교사를 전원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학교 측에 교사 명단 등을 요청했고, A씨의 유가족과 주변인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학부모에 대해서도 특별교육 5시간을 받게 할 것을 심의·의결했다. 학교 교권보호위원회는 피해 교사에 대해 특별 휴가 5일, 심리 상담, 치료·요양, 필요시 비정기 전보 신청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피해 교사에 대한 치료비, 심리상담, 법률 자문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전국의 교사들은 2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추모식과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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