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빌라왕' 공범 징역 8년에 검찰 항소…"더 무거운 형벌 필요"

'강서구 빌라왕' 사건의 핵심 배후자로 지목된 신모씨가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자 검찰이 더 무거운 형을 내려야 한다고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부장검사 이정렬)는 21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신씨에 대해 "1심에서 선고한 징역 8년보다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신씨는 부동산 컨설팅업체를 운영하면서 무자본 갭투자를 노리는 다수의 '빌라왕'을 적극 모집, 관리했다"며 "상당한 금액의 리베이트 이득을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씨의 범행으로 20~30대 청년 피해자의 삶의 터전이 무너졌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신씨에 대해 징역 13년을 구형했지만 선고 결과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검찰은 '빌라왕'뿐 아니라 그 배후에서 범행을 관리·조종해 전세 여러 전세사기 피해를 만드는 공범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죄질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서울 강서구 일대에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매수·임대한 뒤 제주도에서 사망한 빌라왕 정모씨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 등은 역할을 분담한 뒤 임대차 수요가 높은 중저가형 신축 빌라를 타깃으로 삼고 동시 진행이 가능한 매물들을 물색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후진술에서 본인의 행위에 대해 "정말 죄가 될 줄 몰랐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믿고 싶은 마음에 현실을 일부러 외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 부장판사는 "이 사건 피해자의 75%쯤이 20~30대고 피해자 중 일부와는 합의됐다고 하지만 변제액이 21억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약 4분의 1에 그쳐 피해가 복구되기 어렵다"며 "어렵게 보증금을 마련한 피해자에게 모든 부담을 전가해 이익을 실현한 피고인이 정부 정책을 원인으로 언급한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