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상추 할인이라더니 “이미 다 올라”.. 채소값 줄인상·닭고기 ‘들썩’, 벌써 추석 걱정?

제주방송 김지훈 2023. 7. 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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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대파 등 채소류 가격 ‘줄상승’
닭고기 등 가격 올라.. 체감도 ‘아직’
일부 대형마트별 품목별 할인 돌입
장마·태풍 등 영향.. “추석물가 걱정”
정부 할인·수급 대책 ‘실효성’ 필요”


“정부에서 가격들이 오른 채소들에 대해 할인 품목으로 관리한다고 하던데, 아직인가 보네요”

오늘(21일) 오전, ‘중복’도 챙길 겸 동네마트에 장을 보러간 주부 김모(45)씨.

몇 바퀴를 둘러봤지만 여간해선 장바구니를 채우지 못하고 고민만 쌓입니다.

집에서 해먹을 삼계탕에 쓸 닭도 그렇지만 각종 채소 등 재료비가 이전과 크게 달라진게 없습니다.

일부 할인행사를 하지만, 정작 집어갈게 안보입니다.

김씨는 “쌈 싸먹을 상추 등 재료값도 올랐지만 시금치, 깻잎, 오이나 부추까지 대부분 오르면 올랐지 크게 내린 걸 못 느끼겠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시내 고깃집을 운영하는 이모(55) 씨도 걱정이 늘었습니다.

“날이 더워 가뜩이나 손님도 줄었는데, 상추며 깻잎 같이 채소 가격은 계속 올라 부담이죠. 마냥 반찬을 줄일 일도 아니라 고민”이라면서 “앞으로 비는 더 내리고 폭염이다 장마가 계속되면 재료비는 더 오를텐데 아예 메뉴판을 다 새로 짜야 할지 머리가 아프네요”라고 한숨을 보탰습니다.

집중호우 후폭풍이 거셉니다.

여의도 107배 면적의 농경지가 초토화되면서 전국 시장으로 공급되는 농산물 물량이 급감하고 수급 불안이 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주말 전국적인 비소식까지 예고되면서 재차 가격이 더오르는게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일주일 사이 가격 급등.. “추석까지 영향 이어질 수도”

채소값 오름세는 두드러집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aT KAMIS. 이하 카미스)에 따르면 시금치(100g)는 1,702원, 한 달 전 906원에서 88%나 급상승했습니다.

제주만 해도 전통시장 기준 100g 1,000원선으로 언뜻 저렴해 보이지만 한 달 전만 해도 796원이던게 26% 상당 가격이 훌쩍 뛰었습니다.

다른 품목들도 마찬가집니다.

상추만 해도 적상추(100g) 가격이 2,110원으로, 한 달 전만 해도 1,000원대(1,040원)던게 두 배 수준(103%) 올랐습니다.

청상추(100g)도 마찬가지 2,078원으로 한 달 전 1,086원에서 91% 폭등했습니다.

깻잎(100g)도 올라 한 달 전 2,117원에서 2,411원으로 14% 상승했고 애호박(1개)도 1,335원에서 1,792원으로 34%나 올랐습니다.

대파(1㎏) 3,379원으로 한 달 전(2,982원)보다 13%나 인상됐습니다.

이같은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은 예상되고 또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부지방의 경우 주요 채소 산지가 집중돼 노지 재배작물들의 침수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들쭉날쭉한 장마에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조량도 부족해 채소 생육에도 지장을 미치고 출하량도 감소했다는 분석입니다.

지역 마트 한 채소 전담 바이어는 “집중호우에 고온다습한 날씨로 산지 수급상황이 원활하지가 않다. 품질도 다 좋지는 않아 시장에 모두 내놓을 상황도 아니”라면서 “산지 물량 확보와 가격 안정에 주력하고 있지만 날씨 변수가 계속 맞물리면 추석까지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닭고기 도·소매 가격 지속 오름세.. “장마·태풍 등 변수”

지난달만 해도 닭고기 도매 가격은 kg당 3,954원으로 전년 3,477원과 비교해 13.6% 올랐습니다.

'카미스'에 따르면 오늘(21일) 기준 소매가로 육계(1kg)가 6,356원으로, 일주일 전 6,347원보다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5,707원) 대비 11.3% 상승한 수준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지난해보다 닭고기 공급량이 4% 적은 상황에, 최근 집중호우로 육계 폐사 사태까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발생하면서 자칫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여름철 삼복(초복·중복·말복)과 휴가철 성수기로 닭의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인데 집중 호우로 대량 닭이 폐사하면서 닭고기 가격 상승 우려가 더해지는 실정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10~19일 호우로 인한 농업 분야 피해 현황’에 따르면 전국에서 폐사한 79만 7,000마리 가축 가운데 닭이 92.7%를 차지했고 대부분이 육계(고기용 닭)로 파악됐습니다.

관련해 정부 당국은 닭 폐사량이 1% 미만으로 수급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앞서 조류인플루엔자(AI)와 사료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닭고기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 왔습니다.


여기에 장마가 끝나고 8, 9월 태풍의 내습 우려가 남아있는데다 9월 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물가 상승 요인만 줄줄이 대기한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농산물 가격 급등이 전반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농업 ‘agriculture’, 물가상승의 ‘inflation을 합친 말)이 현실화되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공과 외식 물가 상승을 억제해 물가 안정을 유도하려던 정부 행보에도 차질이 더해질 것이란 시각도 제기됩니다.

이미 수박이나 복숭아 등 여름철 과일 산지들이 물에 잠기면서 가격 상승도 예고됐습니다.

‘카미스’에 따르면 수박(1개)의 경우 한 달 전(2만 318원)보다 2만2,226원으로 10% 상당 인상한데다, 평년 가격 1만 9,305원보다 13% 올랐고 복숭아(10개)도 2만 4,107원으로 평년(1만 8,265원)보다 32%나 급등세를 보이는 실정입니다.

또 사과(10개) 가격만 해도 21일 기준 2만 8,172원으로 한 달 전 2만 4,917원보다 13% 상승하면서 추석까지 가격 불안감에 대한 우려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 정부 “닭고기 등 최대 30% 할인 지원” 대책 추진

정부는 호우 여파로 물가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 제기되자, 오늘(21일) 닭고기와 상추 등 일부 농축산물에 대해 최대 30% 할인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가격이 불안한 상추·시금치·닭고기와 대체 품목인 깻잎 등에 대해 수급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최대 30% 할인 지원을 통해 서민 물가부담을 경감토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해 상추 등 시설채소는 신속한 재파종을 지원하고 이천·남원 등 다른 지역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는 한편 깻잎 등 대체 품목의 생산·출하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닭고기의 경우 할당관세 3만 톤을 8월 내 전량 도입하고, 동시에 추가 도입 절차에 착수해 단기 수급 불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또 종란을 500만 개 수입하고 병아리 입식에 대한 800억 원 규모의 융자를 지원해 공급 능력의 신속한 회복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관련해 오늘(21일) 일부 대형마트들이 상추, 깻잎, 시금치 등 채소류 6종을 최대 43%까지 할인하는 특별행사에 나서거나 폭우 피해로 상품성이 떨어진 채소류를 대폭 할인판매하는 등 정부 시책 대응에 나섰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 체감도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런지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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