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이상한 소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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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제갈공명)이 와도 안 된다던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의 갈등을 해결한 사람."
2013년 당시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던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이름 앞엔 늘 '와룡'이 따라다녔다.
우리금융 회장에 오른 뒤에도 주요 사안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소통 폭을 넓혔다.
와룡 임 회장은 그동안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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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팔년도식 오프라인 게시판 공지에 아연실색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와룡(제갈공명)이 와도 안 된다던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의 갈등을 해결한 사람."
2013년 당시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던 임종룡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이름 앞엔 늘 '와룡'이 따라다녔다. 그만큼 소통의 대가로 꼽히던 게 바로 임 회장이다.
우리금융 회장에 오른 뒤에도 주요 사안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소통 폭을 넓혔다. 그러나 이번엔 중요한 간담회 일정을 기자실 한쪽 벽면에 공지문을 붙이는 것으로 갈음했다. '올 사람만 오라'는 식의 일방적인 소통법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우리금융은 '2023년 내부통제 혁신 과제'에 관해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전재화 준법감시인이 직접 나섰다. 내부자 신고를 활성화해 사안에 따라 최대 10억원까지 포상하고 모든 직원이 내부통제 관련 업무를 거치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내부통제'는 요즘 우리금융의 최대 화두다. 지난해 은행 직원의 700억원대 횡령 사건이 결정타였다. 최근엔 전북 지역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던 사원급 직원이 지난 5월 중순부터 6월 초 사이 외화 7만달러(약 9천만원)가량을 횡령했다가 적발됐다.
이런 설명회는 임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담당 임원이 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소통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한다. 다른 금융지주들은 이런 설명회 자리가 거의 없다. 지난 5월엔 '우리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었다.
이런 설명회는 회사에 큰일이 벌어졌을 때만 가끔 있었다. 물론, 우리금융의 최근 내부통제 관련 이슈는 충분히 그럴만한 사항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준법감시인이 직접 나서 내부통제에 관해 설명하는 것은 은행권에선 처음 있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어쨌든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임 회장이 대외 소통을 늘리겠다는 취지여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리금융의 이번 간담회는 일정 통보부터 혼선이 일었다. 공지를 우리은행 본점 3층 기자실 옆 한쪽 벽면 게시판에 공지문으로 붙여 알렸다.
이미 20여년 전부터 정부 부처를 포함해 대부분 회사가 보도자료나 간담회 일정 등을 알릴 때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 메신저를 활용한다. 그런데 이번엔 생뚱맞게도 '오프라인 공지'를 선택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부 기자들이 온라인 공지를 받았다는 얘기도 들리는 가운데, 대부분 기자는 해당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거액의 금융 사고로 질타받는 우리금융이 관련 대책을 내놓는다는데, 기자들은 공지를 제대로 알 수 없어 허둥대는 촌극이 벌어졌다.
우리금융은 기자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공지를 통해 전체에게 알린다고 해도 출입 기자가 약 400명 가까이 되기에 감당이 안 되는 어려움도 있다"며 "기자실에다 공지문을 붙이는 방식으로 관심 있는 기자들이 올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 취임 후 금융업계엔 이상한 소문이 돈 적이 있다. 임 회장의 지시로 앞으로는 일명 '주요 매체'만 관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앞선 우리금융 측의 해명을 보면, '그때 그 소문이 맞는 것 같다'는 의심을 하기에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물론, 그 소문의 진위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좀 흐르면 어느 정도 진실의 윤곽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와룡 임 회장은 그동안 소통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엔 뭔가 이상하다. 임 회장을 포함해 고위 임원들이 직접 나서 소통을 늘리겠다는 긍정적인 액션이 쌍팔년도식 공지 방식에 완전히 묻혔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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