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수색전 ‘수심 가슴까지 올 수 있다’ 보고에도 강행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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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1사단 고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리기 전 "수심이 가슴까지 올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상관이 무리하게 작업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채 상병과 같은 부대원의 어머니 A 씨는 2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고 당시 제 아들이 현장에 있었는데, 투입 전 부대 상관에게 '수심이 가슴까지 올 수 있다'고 보고했음에도 작업이 강행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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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1사단 고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리기 전 “수심이 가슴까지 올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상관이 무리하게 작업을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채 상병의 동료들은 사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에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A 씨는 “채 상병이 급류에 떠내려가며 ‘살려주세요’라고 소리치는 걸 아들도 봤다고 한다. 부대원들이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당시 작업환경도 열악했다. 아들이 A 씨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사고가 난 경북 예천군 석관천의 물살은 매우 강했고, 발을 내딛을 때 마다 바닥 곳곳에 깊은 웅덩이가 있었다고 한다. 온통 흙탕물이어서 물 아래 뭐가 있는지 전혀 안 보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장병들에게 지급된 것은 삽과 끌개 뿐이었고 안전장비는 전혀 없었다고 한다.
A 씨는 “아들 얘기를 듣고 나니 현재 사회복지사로 월급 250만 원 정도 받는 저라도 사비로 구명조끼를 구입해 대원들에게 가져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정부와 정치권이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의 불안감을 헤아려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채 상병은 19일 오전 9시 3분경 예천군 석관천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실종됐고, 같은 날 오후 11시 8분경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정부는 채 상병에 대해 국가 안전보장에 뚜렷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보국훈장 광복장을 서훈했다. 보국훈장 광복장은 병사가 받을 수 있는 훈장 중 가장 훈격이 높다. 또 채 상병 유해는 22일 영결식 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당초 채 상병의 집과 가까운 국립임실호국원을 안장지로 고려했지만 “양지바른 묘역에 아들을 묻어달라”는 유족 요청을 반영해 대전현충원을 안장지로 확정했다.
국가보훈부는 “안장식이 거행되는 22일 세종 국가보훈부 본부를 포함한 전국 지방보훈관서와 국립묘지 등에 조기를 게양한다. 순직 군인 사례로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포항=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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