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성관계 동영상...용서해줬더니 돌아온 건..."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7월 21일 (금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조윤용 변호사

- 사후 용서 인정, 대법원 판례에서는 자발적이고 혼인 관계 지속을 위한 진실한 의사가 명백, 신뢰하는 방법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관점

- 유책 배우자도 자녀 양육 가능해

- 양육비는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쓰는 컴퓨터에서 충격적인 사진과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여자의 나체사진과 성관계 장면들을 찍은 영상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남편은 외도 중이었는데, 상대 여자의 사진과 영상을 찍어서 보관하고 있던 겁니다. 저는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간절하게 사과하면서 용서를 빌더군요. 아직 자식들도 어리고, 남편도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 같아서 저는 고민 끝에 이혼소송을 취하했습니다. 남편은 새로운 곳에서 새 출발을 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마침 전세기간이 만료돼서 그 뜻을 따랐는데요, 3개월 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이혼 소장을 살펴보니, 제가 남편을 모두 용서하기로 해놓고선 화를 내는 등 부당하게 대우했다면서 저에게 귀책 사유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재산분할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원래 전세보증금 3억 4000만 원 중에 1억 4,000만 원은 은행 대출이고, 2억 원은 쇼핑몰 수익으로 마련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사하는 과정에서 남편은 보증금을 반환받아서 2억 원을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체했고, 은행에서 2억 원을 추가로 대출받아서 새 전셋집의 보증금으로 지급했습니다. 그래놓고 뻔뻔스럽게도 어머니에게 준 2억 원은 원래 빌린 돈을 갚은 것이고, 새로 이사한 전셋집의 보증금 3억 4,000만 원은 모두 은행 대출이라서 재산분할 할 순재산이 없다고 말하더군요. 남편이 이렇게까지 모진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저 역시 이혼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아이들을 제가 키우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남편이 양육했으면 합니다. 그런데 남편은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들어갈 양육비를 한꺼번에 달라고 하네요. 과연 이런 요구가 타당할까요?" 사연자분은 남편이 부정행위를 해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가 남편을 용서하면서 이혼소송을 취하하셨죠. 그런데 이번에는 남편이 이혼소송을 다시 제기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연자분이 다시 이혼소송과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 조윤용 변호사(이하 조윤용): 민법 841조에서는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대하여 사후 용서를 했을 때에는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이 조문을 형식적으로 해석해서 악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아내와 아내의 용서와 소취하를 유도하고 자신에게 상황을 유리하게 만든 후, 소취하 3개월 만에 이혼소송을 제기한 사례로 보이는데요. 대법원 판례에서는 사후 용서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자발적이어야 하고, 또 혼인 관계를 지속시키려는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신뢰하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관점입니다. 그런데 사연자님의 경우에는 소 취하의 경위나 취하 후에 상대방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기간, 제반 사정 등으로 볼 때 사후 용서가 명백하게 표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연자님의 경우에 이혼과 위자료를 다시 청구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남편의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 사연자분이 다시 이혼과 위자료 청구를 하는 거가 가능해 보인다는 이야기네요. 그러면 이혼을 할 경우에 재산분할 문제로 넘어가야죠.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직전에 어머니에 대한 채무 변제조로 2억 원을 이체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다시 대신 은행 대출을 받아서 새 집에 전세보증금을 마련해서 모두 빚 뿐이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는데 남편의 주장대로 이렇게 재산분할이 이루어질까요?

◆ 조윤용: 남편은 어머니 빚을 갚기 위해서 2억 원을 이체했다고 주장을 하는데요. 하지만 이 경우에 어머니에 대한 차용 사실을 객관적인 증거로 입증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에 객관적인 증거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직접 처분한 재산에 대해서 상대방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이 될 수 있고 그러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머니와의 금전 관계가 명확한 대여금 사용 이런 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의류, 사업에 필요한 물품 등을 지원받았다면 재정적인 지원을 받은 것으로 평가돼서 재산분할의 비율에서 조절이 될 수는 있습니다.

◇ 조인섭: 사실 우리나라에서 결혼을 할 때 신혼집은 거액의 금원이 들어가지 않습니까? 대부분 두 분이 부부가 마련하기보다는 부모에게 받아서 마련하는데요. 사실상 증여인데 이혼할 때만 되면 꼭 이거를 증여가 아니라 대여여서 갚아야 한다. 이렇게 주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연의 경우 남편의 주장대로는 되지 않을 것 같고요. 그리고 자녀분 같은 경우는 사연자분은 여건상 이혼 후에 두 자녀를 양육할 수 없어서 남편이 자녀들 양육자로 지정되기를 바라고 있으세요. 남편이 유책 배우자인데, 이런 유책 배우자도 양육자로 지정될 수 있을까요?

◆ 조윤용: 양육권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자녀의 복리이고 부부관계가 비록 안 좋다고 하더라도 자녀와의 관계를 섣불리 단정 지을 수는 없으므로 부정행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양육권 지정에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만약에 자녀를 양육하는 데 동의를 한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남편도 양육자로 지정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남편이 자신도 자녀를 양육하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재판부가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판단을 해서 적절한 양육자를 지정하게 될 것입니다.

◇ 조인섭: 그러니까 자녀 양육과 관련해서는 유책 배우자가 꼭 안 되는 건 아니다라는 거네요. 그리고 이제 사연자분이 걱정하는 것 중에 하나는 남편이 아이들을 양육할 경우에 양육비를 사용자분한테 일시금으로 달라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양육비, 이렇게 일시금으로 지급을 해야 할까요?

◆ 조윤용: 양육비는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적입니다. 만약에 부모의 수입이 없고 또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경우라고 할지라도 소액의 양육비를 매달 지급을 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요. 특별한 사정으로 당사자 간에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남편의 요구처럼 그렇게 할 경우에 합의를 해서 당사자들끼리 합의를 해서 조정을 한 예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상대방의 일방적인 요청에 따라서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그럼 남편이 양육비 일시금으로 달라고 하지만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거네요. 그러면 지금까지의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사연자는 남편의 외도 후 이혼소송을 제기했다가 남편이 용서를 빌자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그런데 남편은 전세보증금을 어머니에게 보내고 아내에게 다시 이혼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남편은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사후에 용서한 때에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하는 규정을 악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연자분은 다시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요. 또 재산분할의 경우 남편이 어머니와의 채무를 객관적으로 증명을 해야 전세보증금이 분할 대상이 안 되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한테 받은 부분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남편은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하지만 양육비의 원칙은 매달 일정 금액을 정기금으로 지급하라는 것이기 때문에 합의가 없다면 양육비를 일시금으로 지급하라는 판결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조윤용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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