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은 개·돼지" 떠올리게 하는 4대강 평가위원의 국민 무시 발언 [사설]
4대강 보 해체 결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조사·평가단은 '관심 없는 시민'과 '아무 생각 없는 국민'을 작정하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 처리 방안을 결정하는 기획위원회는 '수문 개방 동안의 수질 실측치'가 아니라 '보 건설 전 수질' 측정 자료를 활용했다. "반대편 전문가들이 웬 무식한 얘기냐고 할 것" "노이즈를 다 안고 있는데…" 등의 우려가 나왔지만, 위원회는 '보 건설 전 수질'을 '보 해체 후 수질'로 간주하기로 했다. 영산강 죽산보 임시 개방 후 수질 악화 사례 등을 감안할 때, 실측치를 사용했다가는 '보 해체'라는 원하는 결론을 얻지 못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관심 없는 시민의 관점에서 보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냥 아무 생각 없는 국민이 딱 들었을 때 그게 말이 되네라고 생각할 것 같다. 메시지 전달용으로는 그게 괜찮다"는 이야기도 오갔다. 과학은 사라지고 정치만 남은 셈이다.
"결정 이후 어떻게 될지 예측이 어렵고, 시뮬레이션 자료도 없어 고민이 필요하다" "오늘 결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밝혀달라" 같은 지적도 있었지만, 당시 환경부는 의사결정 강행을 재촉했다. 청와대에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한 시한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발언들은 언제든 국민을 속이고 선동할 수 있다는 문재인 정권의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다. 2016년 교육부 간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과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을 쳐다보며 출혈경쟁 하지 말자"고 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트위터 글도 떠오르게 한다.
국민은 우매하지 않다. 모든 나랏일에 직접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국정을 맡겼을 뿐이다. 국책사업 평가와 자문에 참여하는 전문가의 존재 이유도 정권에 방어논리 제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대신해 과학적·객관적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정권의 이익을 위해 은폐와 왜곡을 서슴지 않는 것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당첨금 노리고”…자기 가게서 8천만원어치 로또 산 점주 결국 - 매일경제
- [속보] 신림역 인근 흉기난동…1명 사망·3명 부상 - 매일경제
- 에코프로 주가급등에 공매도 ‘백기투항’…하루 만에 5000억 청산 - 매일경제
- 10명중 7명 포기…경쟁률 치열했던 사전청약, 이 동네 무슨일 [부동산 라운지] - 매일경제
- “한국에서 큰돈 한번 벌어보자”…충성고객 잔뜩 만든 골프웨어 - 매일경제
- 교미만 14시간한다는 ‘이 동물’…죽음도 불사한 이들의 사랑법[생색(生色)] - 매일경제
- 출동 안하고 “궁평 1지하차도 갔다” 허위보고···韓총리 격노 - 매일경제
- “나 변호사야”…서이초 교사들이 밝힌 막나가는 ‘학부모 갑질’ 보니 - 매일경제
- “98번 버스기사님 감사해요”…일본인 아내가 감동한 센스 만점 안내방송 - 매일경제
- “오타니 있어요?” 문의는 폭주하는데...에인절스는 마지막까지 기다린다 - MK스포츠